비싸게 샀는데...순정 매립형 내비 부실 업데이트로 소비자 골탕

통보 없이 업데이트 종료, 수리 위해 1년 기다리기도

2019-04-10     김국헌 기자
#사례1= 2012년식 한국지엠 알페온 차주인 충남 공주시의 오 모(여)씨는 순정 내비게이션 업데이트가 회사 내부 결정으로 중단됐다는 사실을 최근 알게 됐다. 알페온 차량을 폐차할 때까지 업데이트 없이 내비게이션을 사용하게 된 오 씨는 "회사 측은 소비자가 받을 불편을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사례2= 경기도 용인시에 사는 아우디 A7 차주 김 모(남)씨는 매립형 내비게이션이 수시로 고장 나 1년간 스트레스를 받았다. 처음에는 작동되다가 몇 분 정도가 지나면 업데이트 표시가 뜨고 오류가 발생했다며 먹통 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났다고. AS센터에 가져가도 수리할 방법이 없다며 업데이트 패치가 나올 때까지 그냥 쓰라고 할 뿐이었다. 아우디 측은 현재 테스트 중이라는 입장이다.

#사례3= 강원도 강릉시에 사는 이 모(남)씨는 쌍용차 뉴스타일 코란도C 차주다. 차량 구매 시 옵션으로 매립 내비게이션을 140만 원에 구매했으나  작동 불량으로 2번이나 교체했다. 그러나 상황이 개선되지 않아 다른 모델로의 교체 또는 환불을 요구했지만, 제조사 측은 기다리라는 답변만 하고 있다. 이 씨는 무상교환 기간이 끝나간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자동차 제조사의 순정 매립형 내비게이션을 옵션으로 구매한 소비자들이 잦은 고장과 부실한 사후서비스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순정 매립형 내비게이션의 AS 책임은 제조사 몫이지만 고지도 없이  업데이트를 중단하는가 하면 고장 나도 업데이트될 때까지 무작정 기다리라고 하며 교환 환불을 거절하는 등이 주요 불만 사유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해 연말 한국GM의 업데이트 중단 조치다. 한국GM은 2014년 이전 출고차량(SMART 내비게이션 제외) 중 알페온, 말리부, 올란도, 크루즈, 크루즈5 일부 차량에 대하여 2018년 11월 1일부터 맵 업데이트 및 안전정보 제공 서비스를 중단했다. 소비자 동의는 일절 없었던 일방적 통보였다. 이로 인해 아직도 많은 소비자가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 한국GM이 고객에게 통보한 매립형 네비게이션 업데이트 중단 안내문.

이와 관련 한국GM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고 밝혔다.

제대로 수리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거치식 내비게이션이 고장나는 경우 구매처로 가져가 수리를 의뢰하면 해결되는데 매립형의 경우 대부분 차량을 직접 AS센터에 가져가야 하고 고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AS센터는 업데이트 패치가 이뤄져야 고칠 수 있다며 다시 소비자를 돌려보내기도 한다. 아우디 차주의 사례처럼 1년을 기다리는 경우도 생긴다.

내비게이션 수리를 무작정 기다리라고 하는 AS센터도 있다. 기다리다 무상보증기간이 만료되면 수리비가 청구된다.

소비자들은 매립형 내비게이션을 거치형보다 훨씬 비싸게 구매한 만큼 제대로 된 AS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자동차소비자연맹 이정주 회장은 "소비자는 제조사의 이름값을 믿고 매립 내비게이션을 옵션으로 구매한다"며 "제조사는 성실하게 업데이트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