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제화 구두굽 가루로 부스러지며 터져...많이 신지 않은 탓?

2019-04-26     박소연 기자
유명브랜드 남성구두의 뒷굽이 스펀지처럼 부서져내리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제조사 측은 우레탄이란 소재의 특성상 오래도록 보관만 한 경우 부식 발생이 쉽다고 설명했다. 반면 소비자는 재질의 특성을 안내받지 못했을 뿐더러 수리비 역시 과도하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대전에 사는 김 모(남)씨는 5년 전 백화점 내 금강제화 매장에서 남성구두를 15만 원 가량의 가격에 구매했다. 정장형 구두를 신을 기회가 많지 않았던 김 씨는 5년 동안 2~3회 정도 신은 게 전부였다고. 

며칠 전 오랜만에 구두를 꺼내 신고 외출한 김 씨는 20분쯤 후 발 뒤쪽 감각이 이상해 신발을 살펴 보니 양쪽 구두굽이 터져 뒷축이 무너져 버린 상태였다. 결국 가까운 마트에서 슬리퍼를 사 신고 집으로 귀가했다.
▲ 우레탄 재질의 굽이 모두 터져버린 남성구두.
금강제화 측으로 수선을 요청하자 5만 원의 수리비를 요구했다. 게다가 "수리 후에도 같은 현상이 일어 날 수 있다"는 직원의 말에 결국 김 씨는 수선을 포기했다.

김 씨는 "구두굽 소재가 오래 신지 않으면 터질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자주 신지 않은 내 탓이라고 하더라. 그런 특성을 가진 제품이 있다는 걸 아는 소비자가 몇이나 되겠냐"며 업체 측 안내 부실을 꼬집었다.

이에 대해 금강제화 관계자는 “굽에 사용 된 우레탄 소재는 부식이 쉽고 장기간 미 사용시 갈라지며 뜯겨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5년 간 신발을 착화하지 않아 부식으로 발생한 문제로 판단되며 이 경우 제품 하자가 아니라 보상이나 환불은 어렵다”고 밝혔다.

안내 부실이라는 지적에 대해 금강제화 관계자는 “구두 판매시 소재와 주의사항을 모두 설명하기란 어렵다”고 덧붙였다.

금강제화의 품질보증기간은 6개월이며 기간 경과 후에는 제품 상태와 직원의 판단에 따라 수리비가 책정된다.

구두를 생산중인 다른 업체들 역시 유사한 입장을 보였다. 우레탄은 재질의 특성상 오랜시간 구두를 신지 않을 경우 쉽게 부식되는데 ‘가수분해(자연계의 화학반응 중 물 분자가 작용하여 일어나는 분해반응)' 현상의 일종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체마다 보증기간과 수리비용은 달랐다. 에스콰이어의 경우 6개월 품질보증에 수리비는 3만 원. 락포트 코리아는 보증기간 1년 이내 무상수리 가능하며 수리비용은 최대 2만5000원을 넘지 않는다고 밝혔다.

두 업체 관계자 모두 "우레탄 소재의 문제점과 품질 개선을 이유로 현재는 우레탄을 잘 쓰지 않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