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배타적사용권 신청 올들어 80% 증가...신상품 개발 경쟁 '후끈'

2019-05-17     문지혜 기자
보험사들이 경쟁적으로 새로운 상품 찾기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보험업계의 ‘특허권’의 일종인 배타적사용권 신청이 올해 벌써 10건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보험사들이 신청한 ‘배타적사용권’은 생명보험 6건, 손해보험 5건 등 총 1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건보다 83.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타적사용권은 일종의 ‘보험업계 특허권’으로, 2002년 인기 상품 구성을 따라하는 업계 관행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됐다. 보험사가 배타적사용권을 신청하면 각 협회의 신상품심의위원회에서 상품 내용의 독창성, 유용성 등을 심사한다. 이후 이를 인정받을 경우 일정 기간 동안 타사가 이를 따라하지 못하도록 막는 제도다.

그동안 매년 한자릿수 배타적사용권 신청이 이어졌지만 지난 2015년 10월 금융감독원이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을 통해 상품 개발의 ‘창의성’을 장려하면서 배타적사용권 신청이 급증했다.

연도별 배타적사용권 획득 건수는 2016년 15건, 2017년 33건의 상품이 인정받았지만 2018년 16건으로 줄었다. 새로운 상품 개발보다는 2022년 도입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를 대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중소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배타적사용권 신청이 줄을 이으면서 ‘상품 개발’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올해 가장 먼저 배타적사용권을 손에 넣은 곳은 KB손해보험(대표 양종희)으로, 신규 위험 담보 ‘요로결석진단비’와 ‘응급실내원비(1급, 2급)’에 대해 6개월 동안 독점 사용권을 얻었다. ‘요로결석진단비’는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발병률과 치료비용이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요로결석 질환에 대해 진단 시 가입금액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응급실내원비(1급, 2급)’는 응급실에 내원해 중증도 등급이 1등급 및 2등급을 받을 경우, 해당 등급의 가입금액을 지급한다.

농협손해보험(대표 오병관)도 1월31일부터 9개월 간 ‘소(牛) 근출혈 보상보험’, DB손해보험(대표 김정남)은 3개월 간 ‘간편고지 장기요양등급 판정 관련 위험률’에 대해 배타적사용권을 인정받았다. 롯데손해보험(대표 김현수) ‘천식지속상태에 대한 진단비’, 현대해상(대표 이철영, 박찬종) ‘커넥티드카 특화 자동차보험 자동가입’ 등도 3개월 동안 타사에서 사용할 수 없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미래 자동차보험 시장에 있어 커넥티드카는 그 중심이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상품, 서비스 개발은 필수”라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 제공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생명보험 쪽 역시 삼성생명(대표 현성철)이 4월 ‘삼성생명 간편종합보장보험 건강하고 당당하게’ 상품에 대해 골절관련 위험률에 대한 독창성으로 3개월 간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다.

라이나생명(대표 홍봉성)은 ‘재가급여 이용에 대한 보장’으로 9개월 간, KDB생명(대표 정재욱)은 ‘추간판탈출증에 대한 진단보장’으로 3개월 간, 흥국생명(대표 조병익) ‘선발생 컨버티드 보장구조, 제2보험기간 개시나이 변경옵션’으로 6개월, 교보라이프플래닛(대표 이학상)은 ‘미세먼지 농도에 따른 보험료 할인 서비스’로 6개월 동안 독점 지위가 유지된다.

4월29일 신청한 DB생명(대표 이태운)의 ‘무배당 재진단3대질병 진단특약’은 심의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미세먼지 관련 보험으로 국내에서 처음 배타적사용권을 인정받은 교보라이프플래닛은 “해당 상품은 미세먼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만성폐쇄성폐질환과 호흡기 관련 특정 질병을 보장하는 상품으로 차별화에 주력한 결과 상품 우수성을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