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촌래미안푸르지오, 때 아닌 승강기 추가설치 논란…입주민 갈등으로 건설사 '불똥'

2019-07-12     이건엄 기자
대우건설‧삼성물산 컨소시엄이 공급한 평촌래미안푸르지오가 때 아닌 승강기 추가 논란에 휩싸였다. 일부 입주민들이 사업 확정 후 승강기 개수가 초기 설계보다 줄었다는 이유로 강하게 반발하면서다.

건설사 측은 규정 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입주민들의 입장을 고려해 승강기 업그레이드 등 별도의 협의안을 제시한 상태다.

안양 평촌래미안푸르지오 입주예정자협의회는 지난 9일 서울시 강동구 상일동 삼성물산 건설부문 본사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입주예정자 100여 명이 참여해 엘리베이터 증설을 요구했다.


입주예정자들은 최고 37층 1199가구 규모의 단지에 엘리베이터는 건물 동 2개 당 1대로 설계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설계대로 공사가 진행되면 74가구 당 1대 엘리베이터가 들어서 입주민의 불편이 예상된다는 이유다.

입주민들은 조합과 시공사가 배포한 팜플렛에 엘리베이터 부분이 누락돼 정확한 정보를 얻지 못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주관사인 대우건설은 설계변경을 통한 승강기 추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추후 입주지연 등의 문제로 다른 입주민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일부 입주자들이 주장하고 있는 설계변경을 통한 승강기 추가는 현재 공정상에선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 된다”며 “설계변경을 할 경우 공사를 중단하고 인허가를 다시 받아야 되는데 이렇게 될 경우 공기를 못 맞춰 입주지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규정에 맞춰서 사업을 진행했기 때문에 규정 자체에는 문제가 없고 설계변경도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현재 삼성물산과 협의를 통해 승강기 수용인원과 속도 등을 업그레이드해 입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건설업계에서는 대우건설과 삼성물산의 잘못이기 보다는 조합원 간의 갈등에서 비롯된 문제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건설사는 조합의 최종 제안서를 바탕으로 사업을 진행했기 때문에 사전에 조율이 미흡했던 조합에 책임이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분양 이전 일부 조합원들이 승강기와 관련해 이의를 제기했지만 조합장은 설치 약속을 무마했고 용적율을 이유로 설계 변경이 불가하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초기 어떤 설계안이 조합원들에게 제시됐는지는 모르겠지만 건설사가 이를 변경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조합이 승인한 최종 사업안을 바탕으로 진행한 것을 감안한다면 건설사의 잘못 보다는 이를 조율하지 못한 조합에 책임이 더 커 보인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건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