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관리 받은 정수기에 곰팡이 가득...위생관리 어쩌길래?

관리불량에도 중도 해지시 위약금 청구

2019-08-14     나수완 기자

#사례1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거주하는 방 모(남)씨는 정수기 코크 부분에 하얗게 곰팡이가 핀 것을 발견했다. 방 씨는 “담당자가 세척은 안하고 필터만 갈았다”며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지 않다 보니 곰팡이가 생기고 물에서는 하얀 가루 같은 이물질이 발생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례2 서울 세종시 고운동에 거주하는 송 모(여)씨는 정수기 물을 먹는 내내 아이가 알러지 증상을 일으켰다고 전했다. 정수기 내부를 점검한 결과 코크 부분에 곰팡이가 다량으로 피어 ‘위생상 사용불가’ 판정까지 받았다고. 송 씨는 “철저한 관리 서비스를 내세워 광고하면서 실제로는 엉망진창”이라고 비난했다.

#사례3 경기 이천시 증포동에 거주하는 신 모(여)씨는 정수기 물에서  벌레가 나왔다고 호소했다. 화가 난 신 씨가 업체에 문의했지만 ‘정수기 필터는 아주 촘촘해 벌레가 필터를 뚫고 밖으로 나온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내부 위생문제가 아닌 외부환경 요인 탓으로 돌렸다고.

#사례4 울산시 중구 반구동에 거주하는 김 모(여)씨는 정수기를 사용하던 중 물에서 정체불명의 이물질을 발견했다. 점검 결과 담당 관리자가 정수기 내부 세척에 소홀해 먼지, 곰팡이 등이 발생한 것. 김 씨는 “이 물로 8개월 된 아기 분유를 만들었다는 걸 생각하면 분노가 치민다”고 호소했다.

웅진코웨이, 청호나이스, SK매직, 쿠쿠전자 등 국내 정수기 업체의 허술한 위생관리서비스로 인해 정수기에서 이물질이 발생했다는 소비자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 위생과 관련된 민감한 사안인 만큼 책임감 있는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수기는 복잡한 구조로 구성돼 직접 관리하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정수기 업체는 ▲살균키트 서비스 ▲내부 및 코크(출수구) 세척‧교체 ▲정수기 필터교체 등 관리사의 꼼꼼한 사후 관리서비스를 주요 마케팅 포인트로 삼고 있다.

마시는 물의 수질상태는 건강에 직결되는 만큼, 소비자들은 매달 렌탈비를 지불하더라도 정기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는 정수기를 이용한다. 하지만 사후관리가 부실해 벌레‧곰팡이 등 이물질이 발생했다는 소비자 피해가 꾸준한 실정.

이와 관련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접수된 민원만도 올 상반기 50건에 달했다. 이물 내용으로는 벌레‧곰팡이‧물때‧철사 등으로 종류도 다양했다.

일각에선 정수기 관리‧위생상태 불량 등 업체 과실이 명백해 중도해지를 요구해도 ‘의무 사용기간을 채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위약금이 청구되는 등의 일도 빈번하다고 지적했다.

◆ 업체들 "관리직원 체계적 교육" 입모아...역량차이 등 한계 인정 

정수기 업체들은 만족도 높은 정수기 관리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담당 직원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사람이 직접 수행하는 업무 특성상 위생관리 정도에 대한 역량차이‧한계점이 있으며 외부환경으로부터의 투입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도 설명했다.

웅진코웨이 측은 18일간 입문교육, 영상을 통한 실시간 교육, 일 1회 진행하는 데일리 교육 등을 통해 전문 서비스 인력을 양성하고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대로 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 소비자분쟁해결기준 규정에 의거해 사안에 따라 ▶부품교체 ▶위약금 없는 반환 ▶렌탈료 할인 등의 보상을 진행한다.

웅진코웨이 관계자는 “서비스 질을 높이고자 서비스 시간을 포함한 전 과정을 규격화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일 초과 점검 제한 서비스 지표를 운영하고 전 제품 관리 시 바코드 인식을 통해 최소 서비스 시간 준수율을 체크하고 있다”고 전했다.

▲ 정수기 코크(출수구)부분에 곰팡이나 물때가 끼는 경우가 가장 빈번한다.

청호나이스 또한 ‘직원교육’에 주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입문교육 이수 후 세일&서비스 교육을 입사 후 8개월간 5단계에 걸쳐 진행, 이 후로는 지사 자체적으로 제품‧서비스‧위생관련 교육 등을 수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보상조치로는 사안에 따라 ▶담당 플래너 변경 ▶새 제품으로 교환 ▶렌탈료 면제 ▶위약금 감면 등의 방법으로 진행하고 있다. 다만 의무 사용기간 내 위약금 없는 해지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SK매직 측은 서비스 질을 향상시키고자 5단계로 나눠진 입문교육을 약 50일간 진행한 후 보수교육과 일 1회 데일리 교육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교육대로 업무를 이행하지 않는 직원에 대해서는 강력한 패널티를 부여하고 있다고. 

무엇보다 세척‧살균 기능을 탑재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계자는 “소비자가 코크를 간편하게 분리해 세척할 수 있는 정수기를 개발했으며 코크 부분에 UV살균제 기능도 탑재했다”며 “이물발생이 잦은 저수조를 제거하고 플라스틱 직수관을 스테인리스로 교체하는 등 위생문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쿠쿠전자 측은 1주간 입문교육을 통해 제품군 전반 기본교육을 이수한 후 현장강의를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이 후에는 분기별 1회 이상 진행되는 수시교육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실무 전문성 강화를 위한 고객 접점 교육 프로그램 ‘MOT(Moment of Truth)교육’을 피력했다. 관계자는 “MOT교육을 통해 고객의 가정 방문 일정을 잡는 순간부터 서비스를 마치는 순간까지의 과정을 세분화해 각 단계별로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상조치로는 ‘피해보상규정’에 의거해 ▶관리 직원의 과실로 인해 필터 교체 등이 지연된 경우 지연일 만큼의 렌탈료 차감 ▶동일한 제품의 문제가 2회 이상 재발하는 경우 위약금 없는 계약 해지 등을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체마다 제품 필터 교체 주기는 조금씩 달랐다.

웅진코웨이는 제품 필터에 따라 2‧4개월 주기, 청호나이스는 기본 2개월 주기, SK매직은 모델별로 상의하나 짧게는 1개월에서 길게는 4개월 주기로 정기점검을 실시한다. 3개사의 경우 정수기 의무기간 사용 후에도 월 1만 원대 관리비로 정수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쿠쿠전자의 경우 4개월 주기로 정기점검을 실시하며 고객이 필터를 배송 받아 간편하게 교체할 수 있는 필터 셀프 교체형 상품도 제공하고 있다. 의무기간 후 렌탈료 기준 대비 최대 60% 저렴한 비용으로 정수기 관리를 받을 수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나수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