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집단 오너일가, 보유 중인 계열사 주식 12% 담보 잡혀
2019-10-02 유성용 기자
두산그룹 오너일가는 담보 비중이 90%를 넘었고 DB와 다우키움, 현대중공업 등 6개 그룹도 50% 이상이었다.
2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대기업집단 중 총수가 있는 51개 그룹 오너일가의 주식담보 현황을 조사한 결과, 총 9조8672억 원(9월 20일 종가기준)으로 집계됐다.
전체 보유 지분 가치 81조175억 원의 12.2%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2016년 말 9.4% 대비 2.8%포인트 상승했다. 주식담보 금액 역시 8조159억 원에서 23.1%(1조8512억 원) 증가했다.
CEO스코어는 오너일가가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는 이유에 대해 경영자금 또는 승계자금 마련, 상속세 등 세금 납부를 위한 목적 등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주주 일가의 재산권만 담보로 설정하고 의결권은 인정되기 때문에 경영권 행사에 지장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주가가 담보권 설정 이하로 떨어질 경우 금융권의 반대매매로 주가가 하락해 소액 주주가 피해를 입거나 심할 경우 경영권도 위협받을 수 있다.
그룹별로는 두산 오너일가 주식담보 비중이 91.1%로 가장 높다. 90%를 넘는 그룹은 두산이 유일하다.
이어 금호석유화학(84.3%), 효성(75.6%), DB(71.0%), 다우키움(53.9%), 현대중공업(53.5%), 유진(52.3%) 등 7개 그룹은 주식담보 비중이 50%를 넘었다.
이밖에 한화(44.8%), SK(39.0%), 롯데(37.3%), OCI(27.9%), 한라(26.3%), CJ(25.6%), 세아(20.8%), 동국제강(20.4%), LG(20.2%), GS(17.6%), 애경(16.6%), 코오롱(15.8%), 한진(15.8%), 셀트리온(13.4%), 한국테크놀로지(13.0%) 등도 주식담보 비중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반면 태광은 담보로 제공한 주식이 전무했고 영풍(0.02%), 삼성(0.2%), KCC(0.3%) 등도 1% 미만이었다.
개인별로는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와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보유주식의 100%를 담보로 제공했다.
다음으로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99.93%),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99.26%), 구은정 태은물류 대표(99.13%),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98.3%),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의 부인인 강신애씨(98.28%), 박태원 두산건설 부회장(98.12%), 박인원 두산중공업 부사장·박형원 두산밥캣 부사장(각 98.09%) 등이 높았다.
이들 주식담보 비중 상위 10명 중 절반이 넘는 7명이 두산그룹 오너일가다. 박석원 두산 부사장(98.09%)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98.01%),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97.95%), 박혜원 오리콤 부회장(90.45%) 등도 담보 비중이 90%를 넘었다.
담보로 잡힌 주식의 가치가 가장 높은 오너일가는 최태원 SK 회장으로 1조295억 원에 달했다. 현재 최 회장이 보유한 계열사 주식가치는 총 2조7789억 원으로, 담보 비중은 37.05%다. 담보 주식 가치가 1조 원 이상인 오너일가는 최 회장 뿐이다.
이어 구광모 LG 회장 7938억 원(43.14%),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7375억 원(48.61%), 조현준 효성 회장 5256억 원(79.96%), 조현상 효성 사장 4441억 원(85.46%),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3632억 원(13.39%),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3343억 원(92.71%), 이재현 CJ 회장 3238억 원(26.38%), 김준기 전 DB 회장 2817억 원(95.60%), 신동빈 롯데 회장 2697억 원(31.27%) 등의 순이었다.
2016년 말 대비 주식담보 비중이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오너일가는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으로 주식담보가 전무했지만 올 들어 보유주식의 93.36%를 담보로 제공했고,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역시 92.71%포인트 상승했다.
김동준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와 최성환 SK 상무도 각각 88.53%포인트, 84.32%포인트 담보 비중이 높아졌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