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멈춰서 공포스러운 오티스 승강기 부품교체만 무한 반복

2019-10-23     이건엄 기자
미국 승강기 업체 오티스(OTIS)의 안일한 AS 태도에 소비자가 불만을 토로했다. 한 상가 건물에 설치한 승강기에서 지속적인 멈춤 현상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제시하지 않은 채 단순 부품 교환만 반복하는 등 주먹구구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충남 천안시에서 한 상가건물을 관리하고 있는 김 모(남)씨는 9개월 전 오티스에서 설치한 승강기 때문에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새 승강기임에도 불구하고 멈춤 현상이 반복되면서 방문객과 입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설치 후 승객을 태운 채 6회 가량 멈췄고 지금도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는 게 김 씨의 주장이다.

김 씨는 “유치원 아이들 18명이 건물 내 치과에 단체 검진을 받으러 왔다가 승강기가 멈춰 갇힌 경우도 있었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어 “보다 근본적인 대책과 엘리베이터 교체를 요구했으나 불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며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음 한다”고 덧붙였다.

오티스엘리베이터코리아 측은 "현재 문제가 된 승강기에 대해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측과 지난 18일 1차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안정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다시 한번 부품 교체한 후 추이를 지켜보자는 게 오티스 입장이지만 김 씨는 "수차례 부품을 교체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어 방문객과 입주민들이 안전사고에 대한 부담만 날로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티스엘리베이터코리아 관계자는 “적절한 안정화 작업을 진행했고 지금가지는 안정적으로 운행 중”이라며 “향후 지속적으로 안전한 운행을 위해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고객과 대중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문제가 확인되더라도 승강기 교체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상 노후승강기의 경우 정밀안전검사에서 문제가 확인될 경우 교체가 가능하지만 '15년 미만'의 승강기는 사실상 부품 교환만 가능한 실정이다.

국내 승강기 안전문제 전반을 관리하는 한국승강기안전공단에서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은 15년 이상된 노후승강기와 문제가 발생한 승강기에 대해 정밀안전검사를 시행하고 교체 및 부품 교환 여부를 판단하는 공공기관이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 관계자는 "승강기 사고가 나게 되면 사고조사를 진행하고 원인규명 절차를 밟는다"며 "이용자의 과실이나 관리 부실을 제외하고 승강기의 결함이 확실하게 밝혀지면 정밀안전검사를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밀안전검사 과정에서 부품 설치 불량 또는 기기 조정에 문제가 생겼다 판단되면 일반적으로 해당 부품만 교체한다"며 "다만 노후승강기의 경우 지속적으로 문제가 반복되면 기종교체까지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개정된 승강기 안전관리법에 따르면 중대 사고나 고장이 발생한 승강기나 설치 검사를 받은 지 15년이 지난 노후 승강기는 3년마다 정기적으로 정밀안전검사를 받아야 한다. 노후 승강기는 안전관리 인증을 받은 부품을 새로 구입해 쓰거나 부품 설치가 불가능하면 아예 승강기를 교체해야 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건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