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막판 스퍼트로 수주목표 91% 달성...수주호조로 내년 흑자 기대

2019-12-03     김국헌 기자

삼성중공업(대표 남준우)이 하반기에 잇단 수주에 성공하면서 올해 수주목표에 거의 근접하는 실적을 내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대표 권오갑)과 대우조선해양(대표 이성근)의 수주목표 달성률이 60% 언저리에 머물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삼성중공업은 2일 공시를 통해 유럽 지역 선사로부터 아프라막스급 원유운반선 2척을 총 1875억 원(1억6000만 달러)에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들 선박은 2022년 3월까지 인도될 예정이다. 아프라막스(Aframax, A-max)는 수요가 가장 많고 경제성이 뛰어난 8만5000~12만5000DWT 크기의 선박을 뜻한다.

▲ 삼성중공업이 작년에 성공적으로 인도한 동급 내빙 원유운반선의 모습.

이번에 수주한 선박은 영하 30도의 극한 환경에서 최대 70센티미터 두께의 얼음과 충돌해도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는 내빙 원유운반선으로, 일반 동급 선박에 비해 가격이 2배 가까이 비싼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1월 조건부 계약으로 총 1조 7824억 원(15억 달러)에 달하는 LNG운반선 초대형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2022년 9월 인도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계약을 포함해 현재까지 총 71억 달러를 수주함으로써 올해 목표 78억 달러의 91%를 달성했다. 선종별로는 LNG운반선 13척(11.25일 공시분 제외), 컨테이너선 6척, 원유운반선 16척, 석유화학제품운반선 2척, 특수선 1척, FPSO 1기 등 총 39척으로 다양하게 수주했다.

현재까지 수주실적은 5년 래 최고 기록이다. 삼성중공업은 2015년 53억 달러 → 2016년 5억 달러 → 2017년, 69억 달러 → 2018년 63억 달러의 수주실적을 기록해왔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클락슨리서치가 발표한 10월 말 기준 전세계 조선소 순위에서 수주잔량 583만CGT를 기록하며 지난 7월부터 4개월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수주달성률을 보이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포함)의 현재까지 수주 금액은 88억 달러로 목표치 159억달러의 55%를 달성하는 데 그쳤다. 대우조선해양은 같은 기간 52억8000만달러를 수주해 목표치 83억7000만달러의 61%에 머물렀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11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누계 수주가 69%에 불과해 연말 수주목표 달성을 확신하지 못했다. 적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올해 하반기 2척의 드립쉽 취소 건이 이어지면서 분위기도 안좋았다. 하지만 연말에 두 건을 성사하면서 수주목표를 거의 채우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남은 기간 LNG운반선, 내빙 원유운반선 등 수주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인 건도 있어 올해 수주목표를 달성하거나 거의 근접한 수준으로 올 한해 농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수주호조는 적자 늪에 빠진 삼성중공업의 실적 개선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3분기 3120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8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수주물량은 건조과정에서 돈이 입금되는 조선업 구조상 향후 2~3년 간 실적을 책임지게 된다. 올해 수주한 선박비중에서 이익률이 높은 LNG선 비중이 높은 점도 호재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남은 기간 추가수주를 감안하면 연간 수주는 계획대비 95%인 74억 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며 "올해 수주 호조로 내년 흑자전환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미·중 무역 갈등 영향 등으로 올해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감소한 가운데에서도 수주를 거듭하며 지난해 실적을 넘어서는 등 목표 달성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며 "LNG운반선, 내빙 원유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제품 역량을 더욱 강화해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시장점유율을 계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