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고라 청원>지하철 승무원 "CCTV 없어 불 나도 우린 몰라"

2007-11-02     임기선 기자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엔킹닷컴'은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청원방에 네티즌들이 올린 글 가운데 매우 설득력 있는 것을 골라 독자들에게 릴레이 보도합니다.

실생활 주변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불합리한 현상과 소비자들의 피해 사례를 이슈화해 바로 잡는 데 작은 힘이라도 보태기 위해 이 공간을 마련합니다.

이번 청원은 서울메트로 지하철 열차내에 CCTV도 하나 없어 사고에 무방비상태라는 것을 고발하는 내용입니다. 열차내에 대구지하철 참사과 같은 화재 사고가 나도 앞뒤 승무원이 모르게 된다는 것입니다. 승무뭔이 열차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모른다면 초동대처가 어렵고, 큰 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읽어 보신 후에 공감하시는 분들은 미디어 다음 아고라( http://agora.media.daum.net)를 방문해 적극적으로 서명에 동참해 주시기 바랍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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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아침 출근길에 겪은 일을 서울메트로와 통화를 하면서 끔찍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건은 이렇습니다. 출근길에 항상 2호선을 이용합니다. 출근시간에는 대개 앞차와의 거리유지 관계 등으로 여러 방송이 나오기 마련이죠.

그런데 방배역에서 출발한 열차가 같은 이유로 운행중 정차를 했는데, 이 때 열차 내부가 정전이 되었습니다. 유일하게 들어오는 빛이라곤 열차 내부의 모니터들. 모니터들에선 지하철공사의 활약상이 계속 방송되고 있구요.

아시는 분도 계실테지만, 4호선 사당역을 지나 남태령쪽으로 가다보면 항상 잠깐 불이 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약 수초 후에 다시 켜지죠. 승객들 대부분이 별일 아니겠거니 하고 눈치만 보고 있죠.

열차는 방배를 지나, 서초를 지나, 교대역에 멈출 때까지 암흑 그 자체였습니다. 저는 휴대폰으로 통화를 시도했지만 전혀 연락이 되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통화한 결과 전화가 폭주해서 그렇다고 합니다. 여기까지는 아침의 상황입니다.

직원과 통화를 해보니 열차내에 전기과부화가 생겨 정전이 되었고, 앞뒤 승무원은 이 사실을 몰랐다고 하네요. 최근 '논란'이 되는 CCTV를 예로 들면서, CCTV도 없고 해서…라며 말을 흐렸습니다.

내가 질문했죠. "그럼 열차 내에서 화재가 나도 승무원들은 모르겠네요?" "예"

기가 막혔습니다. 열차 내장재를 내화물질로 바꾸면 뭐합니까? 승무원들은 객실내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지도 못하고 있는데. 승객들이 비상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승무원들은 알 수가 없다네요.

티코같은 차를 타도 엔진룸에 무슨 이상이 생기면 이상신호라도 깜박거리지 않나요? 하루에도 수백만명이 이용하는 지하철인데, 무방비 상태라면 끔찍하지 않나요?

오늘 있었던 정전사고 때문이 아니라, 향후 언제 벌어질 지 모르는 위험에 대비해 경종을 울리고자 청원드립니다. 많이 많이 추천해 주세요.

당시 상황을 동영상으로 촬영하려다가 곧바로 불이 들어올텐데…하며 그냥 둬서 보여드릴 수가 없어 아쉽네요. 아쉬운대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대구지하철참사 현장사진을 첨부합니다.

이렇게 일을 치르고나서 움직여서 될 문제가 아니잖아요?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id=33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