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장관실에도 '한류'...이영애 사진
2007-11-05 뉴스관리자
지난달 31일 낮 일본 도쿄에 위치한 마스다 히로야(增田寬也) 총무성 장관의 집무실.
우리나라 행정자치부 장관격인 마스다 총무성 장관은 '한일 행정자치분야 장관회의'를 위해 일본을 방문한 박명재 행자부 장관이 건넨 선물을 받아들고 연거푸 고개를 숙이며 고마움과 감격을 표시했다는 것.
박 장관이 내민 선물은 다름아닌 한류스타인 탤런트 겸 영화배우 이영애씨의 자필사인이 담긴 사진 두 점.
마스다 장관이 평소 한류스타 이씨의 열렬한 팬이라는 것을 미리 알게 된 박 장관이 마스다 장관에게 양장과 한복 차림으로 각각 찍은 이씨의 사진에 자필사인을 담아 선물로 건넨 것. 특히 사진에는 이씨가 직접 '마스다 장관께'라고 쓴 문구도 함께 담겼다.
박 장관은 5일 "앉은 자리에서 서로 회담을 하다 이씨의 사진과 사인을 선물로 건넸더니 마스다 장관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수차례나 감격한 표정을 지으며 고마움을 표시해 몹시 놀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마스다 장관은 "이씨의 열렬한 팬인데 가보로 생각하고 소중히 간직하겠다. 생각지도 못했던 고마운 선물을 주셨으니 잘 놓고 보관하겠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한다.
박 장관이 이씨의 자필사인과 사진을 선물로 전달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지난달 하순 서울서 열렸던 한일 행정자치분야 차관회의 때라는 후문이다.
박 장관이 주재한 만찬에 참석한 일본 총무성 차관이 책상에 올려둔 열쇠꾸러미에 이씨의 사진이 함께 달려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본 박 장관이 "이영애씨를 좋아하느냐"고 묻자 "온 가족이 팬이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박 장관이 이씨 사진과 친필 사인을 구해 일본 방문 때 선물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배석한 강병규 행자부 지방행정본부장이 이씨측에 연락해 "사진과 사인을 드리겠다"는 답변을 받아내 일본측 일행에게 전달, 만찬장 분위기가 급속히 화기애애해졌다는 후문.
나아가 박 장관이 한일 행정자치분야 장관회의의 상대역인 마스다 장관에게도 이영애씨의 사진과 사인을 선물하기로 마음먹었다.
박 장관의 아이디어가 주효해 마스다 장관은 양국 장관회담에서 "한일 행정자치분야 장관회의를 장관급으로 격상시키자"는 박 장관의 제안에 "장관급으로 올려 아예 연내에 개최하자"고 시원스런 대답을 내놓았다고 박 장관은 전했다.
특히 박 장관이 "2012년 세계박람회의 여수 유치를 도와달라"고 부탁하자 마스다 장관은 "반드시 여수가 유치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화답했다.
박 장관은 "남북 정상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이씨가 출연한 대장금 프로그램을 선물해 분위기가 좋았는데 일본 장관에게까지 한류열풍이 불어닥쳤을지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