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의 인사이트 펀드가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삼성투신이 삼성판(版) 인사이트 펀드를 출시했다. 국내 자본시장 최강자인 미래에셋과, 국내 최고 기업집단 삼성이 이제 글로벌 자산배분 상품 부문에서 맞짱을 뜨게 된 셈이다.
삼성투신은 7일 대표적 글로벌 자산인 주식, 채권 및 리츠에 대한 적극적 자산배분 투자를 통해 안정적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삼성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를 출시, 삼성증권을 통해 8일부터 판매한다고 밝혔다.
리츠를 제외하면 미래에셋 인사이트 펀드가 전 세계 주식 및 채권에 대한 적극적 자산배분 전략을 구사하는 것과 거의 유사하다.
특히 삼성 측은 이번 상품출시 배경에 대해 “최근 중국 및 라틴아메리카 등 특정 지역에 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국내 투자자들에게 글로벌 분산투자를 통한 안정적인 수익 창출과 투자 위험을 분산할 수 있는 새로운 투자 패러다임을 제시하기 위해”라고 설명하고 있다.
미래에셋 측이 인사이트 펀드를 내놓으면서 밝힌 “펀드별로 나눠야 했던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을 이제는 인사이트 펀드 하나를 통해 추구할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과 대동소이하다.
운용전략 역시 비슷하다. 삼성과 미래 모두 적극적인 자산배분 전략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 측은 전체 포트폴리오가 안정적이어서 낮은 변동성과 안정적인 수익 추구를 통한 위험 분산을 강조하고 있다.
미래에셋은 출시 초기 고위험고수익에 무게를 두는 듯하다, 이어 주식시장이 불안할 때는 채권 등에 투자할 계획이며, 채권투자도 국공채 중심의 안정적인 전략을 택하겠다고 다소 다른 입장을 밝혔다. 어찌 됐건 초기에는 좀 달랐지만 현재로서는 두 상품 모두 안정성을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혼합형이라는 점도 같다. 성장형과 안정형 2종류로 ‘삼성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는 출시되며 성장형의 경우 글로벌 주식 50% 이하, 글로벌 채권 20% 이상, 글로벌 리츠 30% 이하로 투자하며, 안정형의 경우 글로벌 채권에 50% 이상 투자한다.
양사 간 가장 큰 특징은 운용의 주체. 미래에셋은 박현주 회장을 필두로 영국법인이 중심이 돼 싱가포르, 홍콩, 서울, 인도 등의 해외네트워크를 통해 자체 운용한다. 하지만, 삼성의 경우 글로벌 주식운용 부문은 1928년 미국 최초로 뮤추얼 펀드 출시한 웰링턴(wellington) 자산운용이, 글로벌 리츠 부문은 호주AMP 사의 전담 자문서비스를 통한 투자를 하게 되고, 글로벌 채권 부문은 선진국 채권형 펀드와 이머징/하이일드 채권형 펀드에 분산투자하는 간접 방식이다.
또 삼성글로벌 자산배분 펀드의 경우 보수에 있어 미래에셋보다 저렴하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판매보수는 연 2%(선취형이 아닌 경우) 미만으로 비슷하지만 운용보수는 자체 운용비용이 많은 미래에셋 인사이트가 1.5%, 외부 용역비용이 많은 삼성 글로벌 자산배분이 0.7% 또는 0.55%여서 큰 차이가 난다. 따라서 가입 첫 1년 총보수는 삼성은 연 2.6~2.7% 선이지만, 미래에셋은 3.5%로 상대적으로 비싸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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