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장고' 거듭...11일 기자회견
2007-11-09 뉴스관리자
대선을 40일 앞두고 여론 지지율 40% 안팎을 유지하며 여전히 선두를 이어가고 있지만 당 안팎에서 한꺼번에 밀려드는 악재로 연일 수세에 몰리면서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
이런 가운데 이 후보는 오는 11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틀간의 정국구상에 따른 결론을 밝힐 것으로 알려져 그가 내놓을 '묘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핵심 측근은 9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후보는 오늘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시내 모처에서 정국구상에 몰두했다"며 "내일도 오후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전국교육자대회 참석 외에는 일정이 없다"고 말했다.
이 측근은 "오는 11일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고민의 결과물을 내놓을 것"이라며 "박근혜 전 대표와의 관계, 무소속 이회창 후보의 출마, BBK 의혹 등 현재 대선변수로 떠오른 주요 현안들에 대한 대응책을 밝히고 대선전략 재조정 방안도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측근은 특히 "박 전 대표측의 당권-대권 분리와 공천권 등에 대한 원칙적인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 후보의 대선전략을 총괄하는 정두언 의원은 "이 후보는 현재의 수세국면을 공세국면으로 바꾸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나경원 대변인은 "주말을 지나면서 더욱 심기일전하고 당내 모든 역량을 강화, 결집해서 대선에 일로매진할 것"이라고 밝혀 이 후보가 다음주부터 외부일정을 재개할 것임을 내비쳤다.
전날 박태준 전 총리의 팔순잔치에 참석한 뒤 밤늦게 귀가한 이 후보는 이날 오전 9시 10분 가회동 자택을 떠나 자신의 개인사무실인 견지동 '안국포럼'으로 출근했으나 10시께 기자들을 따돌린 채 시내 모처로 향했다.
일각에서는 이 후보가 박 전 대표의 삼성동 자택을 전격 방문하는 게 아니냐는 소문이 돌았으나 측근 인사는 "오늘 강남 쪽으로 갈 일은 없다"고 일축했다.
실제 그는 이날 주호영 수행실장, 경호팀 등 최측근들만 대동한 채 강북의 한 호텔에 계속 머무르며 당내외 인사들과 연쇄 접촉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박희태, 나경원 의원 등 측근 의원들과 때때로 전화통화도 했다는 후문이다.
현재 이 후보의 가장 큰 고민은 박 전 대표의 '비협조'라는 게 측근들의 대체적인 생각이다.
이 후보의 '오른팔'인 이재오 전 최고위원이 당직을 사퇴한 것이나 이 후보가 8일 직접 박 전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정권교체에 협조해 달라. 국민성공대장정에 합류해 달라"고 당부한 것은 경선 이후 가시적인 협력을 보이지 않는 박 전 대표측을 압박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특히 오는 12일로 예정된 '국민성공 대장정 대구.경북대회'에서 박 전 대표가 동참하지 않을 경우 공세적인 입장으로 선회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그 전에 충분히 명분을 쌓겠다는 의도도 읽혀진다.
이에 따라 이 후보는 측근들을 통해 회동 의사를 계속 전하는 한편 이르면 이번 주말에 박 전 대표의 삼성동 자택을 전격 방문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이번 주말에 박 전 대표와의 회동이 성사되느냐에 따라 11일 기자회견 내용이 달라질 것"이라며 "상황에 따라 회견을 미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에 대한 압박에는 당 지도부도 지렛대 역할을 하는 분위기다. 강재섭 대표는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 "지금 이명박 후보로서는 진정성을 많이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니 박 전 대표측에서도 자꾸 '남을 믿지 못하겠다'고 오해하지 말고 지금부터 행동으로 뭐든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박 전 대표가 계속 침묵을 지킬 경우 이는 경선불복을 넘어서 해당행위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