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천에서 오리 집단폐사 소동
2007-11-12 뉴스관리자
조류인플루엔자(AI)를 의심한 성남시는 극비리에 역학조사까지 벌여 폐사원인을 식중독의 일종인 보툴리즘(보툴리눔균 독소 중독증)으로 밝혀냈으나 집단폐사를 불러온 보툴리눔균 독소의 생성환경에 대해는 의문을 풀지못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12일 성남시와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따르면 성남시 푸른도시사업소 탄천관리과 직원들은 지난달 20일 분당구 구미동 탄천을 순찰하던 중 흰뺨검둥오리, 새오리, 집오리 등 오리류 수 십 마리가 폐사한 것을 발견했다.
이런 상황은 나흘 후인 24일까지 계속돼 모두 82마리의 오리류가 탄천 구미동 수역에서 죽었다.
성남시는 AI 발병을 의심해 곧바로 시 보건환경국을 통해 수의과학검역원에 보고했고 검역원은 연구원 2명을 파견해 역학조사를 실시했다.
시는 또 폐사지역 주변 닭.오리 농장을 소독하고 관찰 조사를 진행하면서 오리 사체 17마리에 대한 부검을 수의과학검역원에 의뢰했다.
비상상황은 최근 수의과학검역원의 병성감정결과 폐사원인이 보툴리눔균 독소 중독증으로 판명되면서 일단락됐다.
보툴리즘을 일으키는 보툴리눔균은 토양에 상존하면서 용존산소가 부족하고 유기물이 부패할 때 활동하는 혐기성(嫌氣性) 균으로, 동물이 이 독소에 노출되면 마비와 호흡곤란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남시는 병성검사를 통해 폐사원인균을 찾아냈으나 어떤 환경에서 독소가 발생했는 지, 재발 가능성은 없는 지, 인체에 해가 없는 지 등에 대해 명확한 분석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성남시 보건환경국 관계자는 "독소 생성에 대해 당시 상류쪽 용인시에서 하천 공사를 벌이고 있었다는 점, 해당 수역의 오염도가 높다는 점 등을 주목하고 있으나 추정일 뿐"이라며 "조류 모니터링과 순찰을 강화하고 있고 용인시에 탄천관련 공사장 관리대책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의과학검역원 관계자는 "토양에 흔히 상존하는 균으로, 국내에서 해마다 한 두 건의 유사사례가 보고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정확한 발생원인과 대책에 대한 연구는 아직 나온 게 없다"고 말했다.
성남시 탄천에는 지난해 흰뺨검둥오리를 비롯해 희귀종인 원앙와 고방오리 등 2천500여 마리의 조류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