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귀국 후 '잠행'..'토의종군(土衣從軍)?'

2007-11-16     뉴스관리자
'백의종군' 선언과 함께 한나라당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고 중국 상하이로 떠났던 이재오 의원이 사흘 전 귀국해 잠행중인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이명박 대선후보 측근들의 '좌장' 역할을 해온 이 의원은 지난 9일부터 상하이에서 머물다 13일 밤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자신의 귀국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말 것을 지시한 채 지방 모처로 떠났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박근혜 전 대표 측을 향해 "이 후보를 인정 않는 세력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발언, 내분을 촉발했던 그가 귀국 사실을 비밀로 한 것은 박 전 대표가 이 후보에 힘을 실어준 이후 조성되고 있는 '화해 무드'에 혹시 누가 되지 않을까 우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최고위원은 귀국 직후 이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잘 다녀왔다"고 보고했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그는 현재 30여 일 남은 대선 정국에서 이 후보에게 짐이 되지 않는 선을 지키면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 지, 향후 자신의 정치 행보를 어떻게 가져가야 할 지 등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한 측근은 "이 최고위원은 구상을 마친 뒤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이 후보의 득표 운동 등 정상적 활동을 하게 될 것"이라며 "'백의'만 하는 거지 '종군'도 안 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경선캠프 선대위원장을 지낸 박희태 의원 등 후보 측근들은 이 최고위원의 이 같은 '로키(low key) 행보'를 '토의종군(土衣從軍)'이라 칭하고 있다. 백의종군(白衣從軍)을 변형한 말로 흰 옷에 흙을 묻힐 각오로 대선전에 임하겠다는 뜻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