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유통상가의 대명사인 테크노마트가 복합 쇼핑몰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과 대형 할인점에 밀려 전자제품 전문 양판점과 유통상가들의 성장이 둔화되면서 복합쇼핑몰을 새로운 탈출구로 선택한 것. 최근 유통업계에 불고 있는 대형 복합쇼핑몰 바람 역시 테크노마트가 ‘전자전문’이라는 꼬리표를 떼려는 이유다.
다음달 1일 문을 여는 신도림 테크노마트는 변화의 시발점. 테크노마트에 따르면 신도림역점은 의류와 잡화, 혼수 등 비전자 매장과 문화공간을 대폭 강화했다. 강변 테크노마트의 경우 패션,의류잡화와 혼수매장이 한층에 모여있는 반면 신도림점은 지하1층과 지상1층에 패션잡화 매장을 두고 혼수 및 가전용품을 4층에 따로 배치시켰다. 강변 테크노마트의 경우 전자매장 비중이 80%에 달했지만 신도림역점은 55% 정도로 줄었다.
판매동 전체 면적의 30%(6만5000㎡)를 문화 및 엔터테인먼트 시설에 할애한 것도 복합쇼핑몰로 탈바꿈하기 위한 포석. 3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이벤트 홀과 뮤지컬공연장(400석), 멀티플렉스 영화관(10개관), MBC 에듀파크 등이 대표적인 예다. 특히 한국식 전통 정원을 재현한 하늘공원 경회루 마당과 야외공연장인 베네치아 광장에서는 한국 전통문화 체험행사와 콘서트, 스타 팬 사인회 등이 열린다.
테크노마트 관계자는 “전자제품 매장 상인들이 많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전자매장만으로는 시대변화에 따라갈 수 없다”면서 “신도림역점은 테크노마트가 전자상가라는 고정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복합쇼핑몰로 나아가기 위한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전자전문 양판점과 테크노마트 같은 전자제품 전문 상가들은 인터넷쇼핑몰과 대형 할인점에 치여 최근 수년간 성장 정체를 겪어왔다. 강변 테크노마트의 경우 입점업체들의 지속적인 구조조정으로 개장 당시 2500개에 달했던 매장수가 현재 1500개로 줄었으며 지난해의 경우 공실률이 13%에 이를 정도였다. 하이마트 역시 2002년까지 매출 성장율이 20%에 달할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였지만 이후 경기불황 등으로 매출이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으며 용산전자랜드 역시 사정이 비슷하다.
테크노마트 관계자는 “영업활성화를 위해서는 젊은층 고객의 수요를 자극해야하고 이들이 쇼핑몰에 오래 머물도록 해야 한다”면서 “신도림역점이 공연장이나 전시회 등을 대거 확충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현태 기자(popo@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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