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구 깎아줄께"...증권사 이번엔 신용융자 금리 인하 경쟁
기존 주식거래수수료 무료 이벤트가 대형사 위주의 경쟁이었던 것과 달리 신용거래융자 금리인하 이벤트는 주로 중·소형 증권사들이 주도하는 모양새다.
한화투자증권(대표 권희백)은 비대면 신규 및 휴면고객에 대해 신용공여 최초 7일 간 이자가 발생하지 않고 180일 한도로 연 2.99% 금리를 제공하는 신용거래융자 금리 이벤트를 지난 1월 말까지 진행했다. 현재 한화투자증권에서 180일간 신용공여를 했을 때 금리가 연 9%라는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인하폭이었다.
한화투자증권은 기존 고객 중 신용공여 최초 또는 무실적 고객에 대해서도 100일 간 연 3% 금리로 신용공여를 제공하고 있다. 동일 기간 기존 금리의 3분의 1 수준이다.
하이투자증권(대표 김경규)도 비대면 신규 및 휴면고객에 대해 최초 6개월 간 연 2.99%, 3년 간 연 4.5%로 신용공여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고 교보증권(대표 김해준)도 신규 및 휴면 비대면 계좌 고객 대상으로 최초 1년 간 연 3.9% 금리를 제공하는 이벤트가 있다.
대형사 중에서는 미래에셋대우(대표 최현만·조웅기)와 한국투자증권(대표 정일문) 정도가 신용거래융자 금리 이벤트를 진행했다.
미래에셋대우는 다이렉트(비대면) 계좌 고객 중 최근 6개월 간 담보대출 이력이 없는 경우 신용거래융자 신청시 최초 60일 간 연 2.2% 저금리를 제공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019년 1월부터 12월 6일 기간 중 신용 무잔고 고객 중 온라인 주문시 최초 10일은 무이자로 제공하고 신세계 상품권 3만 원까지 증정한다. 다만 한국투자증권의 해당 이벤트는 지난 31일 종료됐다.
증권사들이 그동안 잘 건드리지 않았던 '신용거래융자 금리'에도 할인 이벤트를 시작한 이유는 고객 모집 경쟁 확대와 더불어 신용거래융자 수수료 수익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목적이 크다.
거래수수료 무료 이벤트는 사실상 다수 증권사들이 장기간 무료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회사별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민감해하는 신용거래융자 금리 카드를 꺼낸 셈이다.
현재 저점에 있는 국내 증시 상황에서 신용공여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실제로 지난해 8월 중순 8조 원까지 떨어졌던 국내 증시(코스피, 코스닥)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월 말 현재 10조 원대를 돌파하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신용거래융자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들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금리인하 이벤트가 유효 고객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다만 다수 증권사가 경쟁적으로 이벤트를 열면서 실제 실적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가능성도 높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금리인하 이벤트가 고객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측면이 크지만 다수 경쟁사가 동시다발로 진행하다보니 실적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편"이라며 "고정적인 고객층을 확보한 대형사보다는 비슷한 규모의 중형사에서 최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