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준 母子 검사실에서 '눈물의 상봉'

2007-11-23     뉴스관리자
수갑을 차고 검찰청에 들어서면서도 여유만만한 웃음을 지어보여 세인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던 김경준(41)씨도 막상 미국에서 건너온 어머니를 만나서는 눈물을 흘리는 평범한 아들의 모습을 보였다.

   23일 김씨와 어머니 김영애(71)의 만남을 지켜본 한 관계자에 따르면 김씨와 김영애씨, 김씨 장모 등 3명은 이날 오전 11시께 서울중앙지검 10층 검사실에서 1시간 가량 가족들끼리 따로 만났다.

   이날 만남은 김영애씨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김씨와 김영애씨는 서로 눈이 마주치자마자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다가가 손을 잡고 부둥켜 안았으며 검찰 수사를 받는 동안 내내 여유로운 태도로 일관했던 김씨도 어머니 앞에서는 평정심을 잃고 눈물을 쏟아냈다.

   서울중앙지검 10층 특수부 보안구역에는 변호인 접견실이 별도로 마련돼 있지 않아 김씨가 조사받던 검사실에서 수사 관계자들이 자리를 피해줬으며 김씨를 돕고 있는 오재원 변호사 역시 잠시 자리를 비워준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구치소에 갇힌 미결수는 일과 시간에 한해 하루 10분 동안만 접견실의 투명 아크릴 벽을 통해서만 가족 등과 면회가 가능하지만 김씨의 경우 거의 종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데다 어머니가 미국에서 오는 등의 사정을 고려해 검찰은 '특별면회'를 허락했다.

   이들은 배달시킨 밥으로 검찰청사 안에서 점심 식사를 함께 했으며 김영애씨가 갖고 온 옷가지 등 몇몇 물건은 구치소의 정식 영치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전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어머니가 갖고 온 이른바 '원본 계약서' 등을 차분히 검토한 뒤 변호사를 통해 이를 검찰에 제출했으며 일부 사본 자료 및 수사진이 이미 갖고 있는 자료들은 따로 제출하지 않았다.

   검찰은 이날 고령의 김씨 어머니가 피로를 호소하자 취재진에 노출되지 않는 방식으로 출입증을 교환해 줘 검찰청사 밖으로 나갈 수 있게 배려하기도 했다.

   검찰은 '원본 계약서'가 제출돼 위조 여부를 가릴 대상물이 확보되는 등 이번 수사가 중대 분수령을 맞고 있는 만큼 이날도 김씨를 늦은 시간까지 검찰청사에 남겨 강도 높은 조사를 계속해 나갈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