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수리비 18만원 중 15만원이 '기술료'...바가지 청구 갈등 잦아

책정 기준 비공개로 신뢰 떨어져

2020-03-04     김민희 기자
가전제품 AS비용 가운데 ‘기술료’ 항목을 신뢰할 수 없다는 소비자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정당한 비용이라는 업체 측 입장에도 소비자는 바가지 요금을 의심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출장비나 부품 비용과 달리 책정 방식을 명확히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에 거주하는 최 모(여)씨는 삼성전자 김치냉장고 수리비로 18만 원을 지불했다. 예상보다 높은 비용에 놀라  내역을 물어보니 담당기사는 출장비 1만8000원, 부품비 9만 원 가량에 기술료 7만 원이라고 안내했다. 최 씨는 “기술료가 이렇게나 높이 책정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의아해 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사는 백 모(여)씨 역시 최근 LG전자 TV 고장으로 AS를 받았는데 기술료 과다청구가 의심된다고 토로했다. 백 씨가 지급한 AS비용은 총 17만9500원으로 이 가운데 기술료만 15만1500원에 달했다. 백 씨는 “부품비가 1만 원인데 기술료가 15만 원 넘게 나온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기 평택시 세교동에 거주하는 박 모(여)씨는 위니아딤채 냉장고 전원 불량으로 수리비 15만5000을 내야 했다. 박 씨는 “부품비와 출장비를 빼니 기술료가 8만7000원이 나왔다”며 “본사에 문의하니 내부 기준에 따른 금액이라고 하는데 결국 부르는 게 값 아니냐”고 지적했다.

출장서비스가 제공되는 가전업체의 AS 요금은 출장비 부품비 기술료(수리비)의 합계액으로 구성된다. 출장비는 수리 여부와 관계없이 기사 방문 시 부과되며 부품비는 부품을 교체할 경우 발생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위니아딤채 3곳 모두 홈페이지에 출장비 1만8000원(토·일·공휴일 2만2000원)을 고지하고 있다. 

그러나 기술료는 '수리 시 소요시간, 기술 난이도를 감안해 산정된다'고 나와 있을 뿐 정확한 기준과 비용이 안내돼 있지 않다.
 
업체들은 내부에 객관적 기준이 마련돼 있지만 제품이 많고 AS내용이 사례마다 달라 출장비처럼 공개하지 않을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기술료 책정은 전산화 돼 있거나 공식이 마련돼 있어 엔지니어가 임의로 과다청구를 할 수 없는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객관적 기준이 전산화 돼 있어 엔지니어 마음대로 기술료를 바꿀 수 없다"며 "수리 시간과 기술에 따라 자동으로 비용이 입력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례는 냉장고 열 교환기를 교체한 것으로 가스 충전과 용접기술이 적용됐다"며 "작업 전 고객에게 기술료를 안내해드리고 필요한 경우 내역서를 모두 공개한다"고 덧붙였다.

LG전자 측은 "서비스기사가 수리 시간과 상황을 모두 공개하고 AS비용 내역까지 안내한다"며 "난이도와 시간에 따라 기술료를 책정하는 공식이 있어 비용을 속이거나 과도하게 청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위니아딤채 측은 수리기준이 있지만 영업상 고객에게 공개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