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제약사, 영업익 8.6% 감소...한미약품·보령제약·셀트리온제약 매출 순위 상승

2020-03-18     유성용 기자
30대 제약사의 지난해 매출이 5% 넘게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8% 이상 감소하면서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제약사 가운데 절반이 영업이익이 줄었는데 유한양행(대표 이정희)과 GC녹십자(대표 허은철) 등 7곳은 2년 연속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한미약품(대표 우종수·권세창)은 지난해 대웅제약(대표 전승호)을 밀어내고 매출 4위로 올라섰고, 셀트리온제약(대표 서정수)은 순위가 7계단 상승하며 30대 제약사에 진입했다.

이에 비해 안국약품(대표 어준선·어진)은 순위가 5계단 떨어지며 30위권 밖으로 밀려났고 부광약품(대표 유희원)은 22위에서 28위로 순위가 가장 크게 하락했다.

매출 기준 30대 제약사의 지난해 매출은 14조9840억 원, 영업이익 917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에 비해 매출은 5.5%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8.6% 감소했다.

이에 따라 30대 제약사의 영업이익률은 7%에서 6.1%로 낮아졌다.

매출 1위는 유한양행(1조4804억 원)이 차지했지만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5%, 75% 감소하는 부진을 보였다. 2위 GC녹십자와의 매출 격차는 1800억 원 이상에서 지난해 1100억 원으로 좁혀졌다.

GC녹십자가 1조3697억 원으로 뒤이었고 광동제약(대표 최성원), 한미약품, 대웅제약, 종근당(대표 김영주) 등이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미약품은 매출이 9.6% 증가하며 대웅제약을 제치고 업계 4위로 순위가 한 계단 상승했다. 대웅제약도 매출은 7.9% 늘었지만 증가폭이 한미약품보다 낮아 빅4 자리를 내줬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고혈압치료제 아모잘탄패밀리, 로벨리토, 오잘탄, 토르셈, 카르베롤 등 자체개발 제품 매출이 안정적으로 늘며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일약품(대표 성석제)과 동아에스티(대표 엄대식)는 6000억 원대, 보령제약(대표 안재현·이삼수)과 JW중외제약(대표 신영섭·이성열)은 5000억 원 이상의 매출로 ‘톱 10’을 차지했다.

보령제약은 지난해 창사 첫 5000억 원 매출을 기록하며 8위로 10대 제약사에 진입했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지난해 자체개발 고혈압약 카나브패밀리 연간 매출 목표를 800억 원으로 잡았는데 목표치를 무난히 넘어선 실적을 냈다”고 설명했다.

보령제약의 톱10 진입으로 JW중외제약은 9위에서 10위로 밀렸고, 일동제약은 10위권 밖으로 내려왔다.

이어 동국제약(대표 오흥주), 한독(대표 김영진), 휴온스(대표 엄기안), 일양약품(대표 김동연), 대원제약(대표 백승열), 동화약품(대표 박기환) 등이 3000억 원대 매출로 대형제약사로의 발돋움을 노리고 있다.

동국제약과 일양약품, 대원제약은 매출 순위가 각각 한 계단씩 올랐다. 업계 순위는 12위, 15위, 16위다.

셀트리온제약은 지난해 매출이 1735억 원으로 전년보다 18.1% 증가하며 순위가 33위에서 26위로 7계단 크게 상승했다. 30대 제약사 중 매출 순위가 가장 크게 올랐다.

램시마, 허쥬마, 트룩시마 등 바이오시밀러와 간장약 고덱스의 성장세로 실적이 증가했다. 올해는 램시마SC의 국내 출시를 통해 매출 2000억 원 달성에 도전한다.

영진약품(이재준)도 매출이 18.3% 증가하며 순위가 25위에서 20위로 눈에 띄게 상승했다. 삼천당제약(대표 전인석)도 28위에서 24위로 순위가 올랐다.

 

반면 부광약품은 매출 순위가 22위에서 28위로 가장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 매출은 1682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13.4% 감소했다. 2018년에 리보세라닙 기술수출 대금 400억 원이 일회성 요인으로 반영돼 지난해 매출이 감소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30대 제약사 중 지난해 매출이 감소한 곳은 6곳이다. 부광약품 외에 삼진제약(대표 장홍순·최용주)과 경보제약(대표 김태영)이 각각 7%, 4.8%로 감소폭이 컸다. 삼진제약은 오리지널약 선호 현상에 따라 복제약(제네릭) 시장이 침체되며 매출이 감소했다.

2018년에는 매출이 줄어든 곳이 전년에 비해 2곳에 그쳤으나 지난해에는 6곳으로 늘었다.

영업이익은 30대 제약사의 절반인 15곳이 감소했다. 2018년에도 15개 제약사의 영업이익이 전년에 비해 감소했다.

업계 1,2위 제약사인 유한양행과 GC녹십자가 모두 두 자릿수 비율로 영업이익이 줄었다.

JW중외제약과 일동제약은 적자 전환했다. 유한양행을 비롯해 제일약품, 메디톡스(대표 정현호), 경보제약, 신풍제약(대표 유제만), 부광약품 등은 영업이익 감소율이 50% 이상으로 컸다.

특히 유한양행, GC녹십자, 종근당, 메디톡스, 경보제약, 신풍제약, 환인제약(대표 이원범)은 영업이익이 2년 연속 감소했다.

유한양행은 효자품목이던 비리어드의 특허가 만료되면서 약가가 인하됐고, 자회사의 원료의약품 수출이 부진했다. 반면 연구개발(R&D)비는 740억 원에서 969억 원으로 30%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75%나 줄었다. GC녹십자는 판매관리비가 10% 이상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19.7%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17곳이 하락했다. 매출은 성장하고 있지만 수익성은 뒷받침되지 못하는 셈이다.

특히 메디톡스는 영업이익률이 2018년 41.6%에서 지난해 12.5%로 29.1%포인트나 하락했다. 보톡스 균주 및 제조공정 도용 혐의로 대웅제약과 진행 중인 소송에 200억 원 이상을 썼다.

하나제약(대표 이윤하)은 영업이익률이 20.2%로 가장 높았다. 이어 대한약품(대표 이윤우), 삼진제약, 환인제약, 유나이티드(대표 강덕영), 동국제약, 경동제약(대표 류기성), 삼천당제약, 휴온스, 메디톡스, 대원제약, 일양약품 등이 두 자릿수 비율을 나타냈다. 비교적 하위권 순위 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이 높게 나타났다.

10대 제약사 중에서는 한미약품이 9.3%로 가장 높다.

적자를 낸 기업을 제외하면 제일약품의 영업이익률이 가장 낮다. 지난해 6714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3억7500만 원에 그친다. 영업이익률은 0.1%다. 유한양행과 신풍제약도 0.8%, 1.3%로 수익성이 떨어진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