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족쇄 풀린 진에어, 코로나19 등 여파로 수익 개선 '첩첩산중'

2020-04-02     박인철 기자
진에어(대표 최정호)가 국토교통부 제재라는 족쇄는 풀었지만 실적 회복의 길은 여전히 험준하다. 코로나19 사태로 전세계 하늘길이 막히면서 항공업 자체가 극불황에 빠졌기 때문이다.

4월부터 진에어도 다른 항공사들처럼 새 항공기 도입, 신규 노선 취항, 부정기편 운항 등이 가능하다. 당연히 진에어 입장에선 좋은 뉴스지만 시기가 아쉽다. 코로나19 때문이다. 대부분 국가에서 외국인 출입을 꽉 막으면서 하늘길이 닫혔다. 

국내 주요 항공사의 탑승객 수도 자연스레 감소했지만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진에어다. 항공정보포탈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본격화한 지난 두 달(2~3월)간 진에어의 탑승객은 59만4655명으로 69.8% 감소했다. 전년 동기에는 197만1366명을 태웠다. 현재 운항 중인 국제선도 32개 중 3개뿐이다.

자연스레 1분기 실적 전망 또한 좋지 못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진에어는 별도 기준 매출 1982억 원, 영업이익은 적자전환(201억 원)이 유력하다.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1.7% 감소한 수치다. 
 
진에어를 포함한 LCC 업체들은 지난해에도 일본 불매 운동이 터지면서 실적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진에어는 올해 1분기까지 포함하면 4개 분기 연속 적자지속이 된다. 

당장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신규노선 취항은 현시점에서 사실상 불가능이다. 코로나19가 전세계에서 장기화로 접어들면서 신규 노선을 개척하기 쉽지 않다. 대기 중인 항공기가 많은 상황에서 새 항공기 도입도 무의미한 투자가 될 수밖에 없다. 

수익 마련이 여의치 않으면서 LCC 업체가 산업은행으로부터 운영 자금을 무담보 지원받고 있는 가운데 진에어도 300억 원을 대출받았다.

그나마 부정기편 운항이 가능해진 점은 다행이다. 최근 교민들을 국내로 수송하기 위한 전세기 수요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뿐 아니라 LCC 중 하나인 에어서울도 오는 7일 베트남 다낭에 전세기를 띄운다. 

진에어는 현재 대표이사 50%, 전무급 40%, 상무급 30%의 임원 급여 반납을 결정했고, 유급 순환 휴직 및 희망휴직 제도도 운영하는 등 고정비 지출 줄이기에 매진하고 있다. 또 LCC 중 유일하게 보유한 중대형 B777-200ER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하며 수익 창출에도 나서고 있다.

진에어 관계자는 “제재가 풀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았고 상황(코로나19)이 이렇다 보니 전세기 운항 등 구체적인 수익 개선 방안을 언급할 단계는 아니며 현재 구상 중”이라면서 “그동안 금지였던 부정기편 운항 활로가 열렸으니 가능한 모든 수익원 발굴과 비용 절감을 통해 어려운 경영 환경 극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는 2018년 8월 진에어가 미국 국적자인 조현민 전무를 2010~2016년 등기이사로 불법 재직시키면서 항공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신규 노선 취항 금지, 부정기편 운항 중지 등의 제재를 가한 바 있다. 1년7개월이 지난 지난달 제재를 풀어줬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