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내려도 은행 신용대출 가산금리는 상승...전북은행 최고

카뱅과 3배 이상 차이..."시장금리 반영 결과"

2020-04-08     박관훈 기자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국내 은행의 일반신용대출 평균금리도 전반적인 하락세를 나타냈다. 신용대출 기준금리가 일제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반면 가산금리는 일부 은행을 제외하면 오히려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은행별로 많게는 3배 이상 차이 나는 등 여전히 격차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지난달 은행 일반신용대출 평균금리를 살펴본 결과 17개 은행 중 16곳의 금리가 1년 전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하락폭은 -0.25%포인트에서 -2.08%포인트 범위로 집계됐다.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하락세를 보인 이유는 최근 이어진 저금리 기조 속에 신용대출 기준금리가 일제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은행별 기준금리는 전년 대비 최소 0.47%포인트에서 최대 0.59%포인트 하락하며 평균 1%중반대의 금리를 나타냈다. 기준금리는 대출상품에 따라 시장금리, 코픽스, 고정금리, 수신금리 등이 반영되며 시장상황에 따라 수시 조정되지만 은행별로 큰 차이가 없다.

반면 가산금리는 제주은행(-0.61%포인트), 산업은행(-0.38%포인트), 광주은행(-0.19%포인트), 수협은행(-0.15%포인트), 카카오뱅크(-0.06%포인트)를 제외한 12개 은행에서 모두 상승했다.

은행별 가산금리 격차도 최대 3배 이상에 이를 정도로 제각각이었다. 전북은행이 6.86%로 가장 높았고 카카오뱅크가 2.03%로 가장 낮았다.

은행권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와 가산금리의 합계에 가감조정금리를 뺀 값으로 구성된다. 즉 가산금리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대출자에게 부과되는 이자가 높다는 뜻으로 해석 가능하다.

가산금리는 ▶업무원가 ▶법적비용 ▶위험프리미엄 등 다양한 요소로 구성되며 ▶신용등급별 예상 손실률 변화 ▶은행의 업무원가 ▶자금조달금리 등락 등에 따라 변동 가능하다. 즉 은행이 대출을 실행하면서 발생하는 전산처리비용이나 은행인건비, 각종 세금, 금융소비자 신용등급에 따른 손실대비비용 등이 포함돼 있어 은행마다 차이가 난다.

또한 가산금리는 은행이 이윤을 얼마나 책정할 것인가에 따라서 달라지는데 그동안 은행들이 지나치게 대출이익을 많이 챙긴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전년 대비 가산금리가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전북은행으로 2.14%포인트 상승했다. 전북은행은 가산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국내 은행 중 유일하게 신용대출 금리가 전년 대비 상승(0.49%포인트)했다. 4대 은행 중에서는 하나은행의 가산금리가 전년 대비 1.41%포인트 오른 4.03%로 가장 높았다.

은행들은 기본적으로 조달금리나 대출자 신용등급 등에 따라 대출금리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시장금리에 연동되는 대출금리를 인위적으로 조정할 경우 고객이탈 등 리스크 우려가 크다는 입장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별로 대출금리가 다른 이유는 기본적으로 조달금리가 다르기 때문”이라면서 “대형은행의 경우 지방은행 대비 상대적으로 저비용성 핵심 예금의 규모가 크고, 대체로 신용등급이 높은 만큼 낮은 금리로 금융채를 발행하는 등 저렴한 조달비용을 바탕으로 대출금리를 낮출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반면 지방은행은 고객 수도 적을뿐더러, 수도권에 비해 우량 기업이나 신용등급이 높은 고소득 개인고객의 비중도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연체율 등을 고려해 금리를 높게 산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출금리의 경우 기본적으로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아닌 시장금리에 연동되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내렸다고 해서 즉각적으로 반영되지는 않는다”면서 “또한 최근 소비자들이 은행별 금리 차이를 잘 알기 때문에 예대마진을 높이려고 대출금리를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건 고객 이탈 등의 리스크가 크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