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코리아, 매출 5조·영업익 2000억 '군계일학'...BMW코리아는 흑자 전환 '위안'
2020-04-20 박인철 기자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제프 매너링, 르네 코네베아그)는 손실 폭을 줄였다. 볼보자동차코리아(사장 이윤모)와 지프를 수입 판매하는 FCA코리아(사장 파블로 로쏘)는 브랜드 첫 ‘1만 대 클럽’에 가입하는 성과 속에 매출이 소폭 올랐다.
지난 17일 기준으로 금융감독원에 실적을 공개한 5개 수입차 법인의 지난해 총매출은 10조4598억 원으로 전년도 9조3729억 원에 비해 11.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558억원에서 2767억 원으로 5배 가까이 늘었다.
전체적으로 보면 수입차 1위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가장 알찬 성적을 거뒀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매출(21.5%)과 영업이익(40.9%)이 크게 증가하면서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5개 업체 총매출의 절반, 총영업이익의 76%를 혼자 차지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지난해 한국 진출 후 처음으로 매출 5조 원대를 돌파하며 르노삼성(4조6777억 원)보다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한국지엠에 이어 국내 4위 자동차 업체에 등극한 것이다.
지난해 국내 수입차 시장은 그야말로 벤츠의 독주였다. 역대 최고인 7만8133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한국지엠(7만6471대)의 판매량을 넘어섰고 수입차 시장 점유율도 31.9%나 차지했다. 길에서 보는 수입차 3대 중 1대가 벤츠였던 셈이다.
벤츠의 베스트이자 스테디셀러인 ‘E클래스’는 지난해 7월 수입차 최초로 누적 판매 10만 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도도 높긴 하지만 BMW, 아우디폭스바겐 등 타 독일차 업체들이 화재 사고, 수급 부진을 겪었고 일본차 불매운동까지 일어나면서 벤츠가 반사이익을 본 것으로 분석된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판매 성적을 바탕으로 한국은 벤츠의 5대 시장으로 떠올랐다. 올해는 이미 출시된 A클래스 세단 등 신차 9종과 6종의 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를 통해 수입차 1위 자리를 지키는 것이 목표”라면서 “안전 관련된 투자는 물론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협업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 말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817억 원을 기록,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18년에는 화재 사태로 대규모 리콜을 진행해 실적이 안 좋았지만 지난해에는 여름부터 정상적으로 판매가 개시되었다. 판관비(1177억 원)도 전년(5993억 원) 대비 80.3%나 낮추었고 화재 사태에 따른 품질보증 충당부채 3000억원도 계상되지 않은 덕을 봤다.
올해는 공격적인 신차 출시로 실적 회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미 1시리즈, 2시리즈, M5, 뉴 X3, 뉴 X4, 뉴 320i 등을 선보이면서 1분기 만에 1만대 이상(전년 동기 대비 40.5% 증가)의 판매고를 올렸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디젤게이트 후 판매 재개 2년째에 들어선 지난해 실적이 개선됐다. 여전히 적자지속이지만 손실 폭(2017년 641억 원, 2018년 633억 원)은 줄여가고 있다. 두 브랜드 합쳐 지난해 2만440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6.5% 줄었지만 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가 무려 1472%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다. 고가 차 판매로 폭을 메웠다는 뜻이다. 아우디 또한 A5, Q7 등 6~7000만 원대 고가 모델 판매량을 높이며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폭스바겐은 아테온과 티구안 두 모델이 실적 개선을 끌어내고 있다. 티구안은 9월, 아테온은 10월부터 판매 재개됐는데 나란히 11, 12월 베스트셀링카에 올랐다. 올해도 티구안은 3월 베스트셀링카에 올랐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올해 ‘5T’ 전략 하에 티구안, 투아렉, 그리고 추후 출시될 SUV 모델들로 강력한 SUV 라인업을 구축할 것”이라 목표를 말했다.
다만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영업이익이 34억 원으로 24.6% 낮아졌다. 판관비가 719억 원으로 전년 대비 86억 원이 늘어났다.
볼보자동차코리아 관계자는 “기존 독일 차들 대신 새로운 프리미엄 수입차를 찾는 젊은 고객이 늘어나면서 볼보 자체도 모던해지고 수요가 많아졌다”면서 “영업이익 하락은 사후관리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이에 따른 영향을 받은 것”이라 말했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올해 특별한 신차 계획은 없지만 분당 판교, 제주, 의정부 등을 비롯해 6개 서비스센터, 5개의 전시장을 신규 오픈해 고객 케어에 집중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