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증량했다고 광고하는 오뚜기 신제품 '진비빔면', 가격은 40% 더 비싸

2020-04-29     조윤주 기자
여름 비빔면 성수기를  앞두고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오뚜기 신제품 '진비빔면'의 '증량' 마케팅과 관련, 잡음이 일고 있다.

오뚜기 신제품 ‘진비빔면’은 기존 비빔면보다 중량을 20% 증량했다고 광고하고 있다. 하지만 실상은 가격을 더 비싸게 책정해 증량 효과가 무의미하다는 지적이다. 일반적으로 식품업체들이 제품 증량을 광고할 때 기존 제품의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는 모습과도 대조된다.

오뚜기는 지난 3월 23일 진비빔면(156g)을 출시하며 자사 '메밀비빔면(130g)' 보다 양을 20% 늘렸다'는 점을 강조했다. 진비빔면 포장지에도 '중량을 20% 늘렸다'는 문구가 강조돼 있다.

언뜻 보기엔 소비자에게 이익인 듯 싶지만 가격을 대폭 올려 증량 효과가 무색한 상황이다. 현재 판매 중인 오뚜기 메밀비빔면의 판매 가격은 27일 대형마트 기준 개당 500원이고 진비빔면은 695원으로 무려 39.0%(195원) 더 비싸다. 

오뚜기몰에서도 진비빔면의 4개 묶음 가격이 3480원으로 메밀비빔면(2980원) 보다 16.8% 더 비쌌다.
 
지난 2017년 팔도에서 '팔도비빔면' 한정판을 출시하며 양을 20% 증량하면서도 가격은 그대로 유지했던 것과도 대조된다.

이런 지적에 대해 오뚜기 측은 진비빔면은 메밀비빔면을 리뉴얼한 게 아닌 완전한 신제품이므로 가격을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새로운 비빔면을 출시하며 양은 물론 품질도 업그레이드했고 그에 따라 가격을 책정했다고.

오뚜기 관계자는 "단순히 중량을 늘리는 게 목적이었다면 메밀비빔면 중량을 늘렸을 것"이라며 "진비빔면은 엄연히 다른 제품으로 면발이나 소스 등이 업그레이드된 신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오뚜기는 비빔면의 면 양이 부족하다는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기존 비빔면류 대비해 양을 늘려 출시한 제품으로 경쟁사와 비교할 수 없어 자사 제품인 메밀비빔면을 비교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도 오뚜기는 증량 마케팅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통상적으로 중량 증가를 가격 인상과 별개로 생각한다”며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지는 않았더라도, 오뚜기의 이 같은 마케팅은 소비자 기만행위가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계절면 시장 공략을 위해 과감한 마케팅을 시도한 것 같다”며 “가격 대비로 봤을 때는 증량이 미비한 수준이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신제품 출시 후 프로모션을 많이 하고 있는데 원상 복귀했을 때도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는 모를 일”이라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