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 "아시아나항공 인수, 원점서 재검토” 채권단에 요구

2020-06-09     박인철 기자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앞두고 있던 HDC현대산업개발이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인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요청했다. 

현대산업개발은 9일 보도자료를 통해 산업은행에 위 내용이 담긴 공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재검토를 요청했지만, 인수 의지에는 변함이 없고 부정적 사안을 재협의하기 위한 인수계약 종결 기간 연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앞서 산업은행이 지난달 29일 현대산업개발에 이달 말까지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사를 밝혀야 계약 연장이 가능하다는 공문을 보낸 바 있는데 이에 대한 회신으로 풀이하면 된다는 것이 현대산업개발의 입장이다.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은 지난해 12월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주식 매매계약을 맺으면서 오는 27일까지 거래를 종결하기로 한 바 있다. 해외 기업결합 승인 심사 등의 이유로 종결 시한 연장도 가능하다. 최장 연장 시한은 올해 12월27일까지다.

현재 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최종 인수에 적극적인 모션을 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코로나19가 터지면서 항공업 자체가 대불황을 겪고 있고 아시아나항공 부채도 지난해 말 기준으로 4조5000억 원이 증가했다. 1분기 부채비율 또한 전년 동기 대비 1만6126% 급증하면서 자본총계는 1조772억 원이 감소했다. 심각한 자본잠식 상황이다. 당기순손실도 8000억 이상 확대했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4월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에 긴급자금 1조 7000억 원 추가 차입 및 차입금의 영구전환사채 전환, 정관 변경, 임시주주총회 개최 계획 등을 통보했지만, 사전동의 없이 다음날 이사회에서 본건 추가자금 차입을 승인한 바 있다. 또 부실계열사에 대한 총 1400억 원 지원도 통보한 바 있다.

현대산업개발 측은 “인수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고 인수가치를 훼손하는 여러 상황들에 대한 재점검 및 재협의를 위해 계약 상 최종기한일(Long Stop Date) 연장에 공감한다는 의사를 채권단 측에 회신했다”고 밝혔다.

이어 “인수 계약 체결일 이후 계약을 체결할 당시에는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인수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인수 가치를 현저히 훼손하는 여러 상황이 명백히 발생하고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