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김이배 대표, 실적 개선과 이스타항공 인수 등 난제 어떻게 풀까?
2020-06-11 박인철 기자
김이배 대표는 취임 직후 김포공항 등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고 분위기를 살피는 등 현장 경영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당장 풀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
우선 이스타항공 인수 문제가 시급하다. 지난해 말부터 이스타항공 인수에 착수에 나섰던 제주항공은 현재 코로나19에 막혀 좀처럼 진척을 내지 못하고 있다. 양사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던 3월 초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계가 타격을 입은 상황이었고 인수 계약도 예정보다 150억 원 낮은 545억 원에 성사됐지만 여파가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국내선, 국제선을 모두 셧아웃하는 사상 최악의 위기에 접어들었고 2월 직원 급여를 40%만 지급한데 이어 3월부터는 아예 무급휴직으로 돌린 상태다. 누적된 체불 임금은 250억 원을 넘어서면서 고용노동청으로부터 시정지시를 받았다. 지난 1분기 자본총계도 -1042억 원에 달할 정도로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사실상 제주항공의 인수가 아니라면 폐업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제주항공이 이를 온전히 부담하기에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제주항공 역시 1분기 600억 원(657억 원)대의 영업손실을 보면서 현금 상황이 여의치 못하다. 2분기는 더 안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제주항공의 인수에 1700억 원의 힘을 지원할 예정이지만 시중은행들의 참여가 저조하고, 양 사의 재무구조를 감안하면 절대적 대안으로 꼽기 어렵다.
제주항공 새 대표로 전 아시아나항공 경영관리본부장을 지낸 김이배 사장이 선임된 것도 이런 재무적 상황을 검토하고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 있음으로 풀이된다. 김이배 사장은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에서 등기이사 임원 경력도 있어 저비용항공사(LCC)의 수익 구조와 운영 시스템 등에 능통하다.
김이배 대표이사가 현금 마련을 위해 고민 중인 사안은 항공기 엔진 매각이다. 엔진 1개당 최소 100억 원 이상이라 5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확충한 후 다시 리스 계약을 맺는 ‘세일앤리스백’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달 안에 이스타항공을 인수하지 못하면 거래가 물거품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당장 현금을 마련해야 하는 김 대표의 어깨가 무거운 상황이다.
이와 함께 지난 4일에는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500억 원의 금융기관 단기차입을 결정했다. 17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으로 추진하고 전 임원의 임금 30% 이상 반납, 직원 휴직,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유동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적 개선도 주요한 과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2분기 매출 1040억 원, 영업손실 85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6.8% 줄고 5개 분기 연속 적자 지속을 이어갈 위기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제주항공의 2분기 실적은 1분기 보다 더욱 악화할 것”이라 전망했다. 여전히 180개국이 넘는 국가에서 한국발 입국제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항공사들은 국제선 수익이 중요하다. 코로나19로 국제선 운항이 여의치 않은 가운데 제주항공은 7일부터 인천~마닐라 노선 운항을 조심스레 재개했다. 김이배 대표이사가 아시아나항공 재직 시절 경영관리본부본부장 외에도 미주지역 전략기획본부장으로도 지내온 만큼 향후에는 장거리 노선 확보에 집중해 경쟁력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제주항공은 지난해 호주 젯스타에어웨이즈와 인천~호주 골드코스트 노선 공동 운항에 나서며 사업 영역 확대를 시도한 바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