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좀비기업’ 눈 앞?...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내고 빚만 눈덩이

2020-06-17     나수완 기자
롯데쇼핑(대표 강희태)의 재무구조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1을 밑돌던 이자보상배율이 올해 들어 더 떨어지며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자보상배율이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낸다.  이 수치가 1을 밑돌면 정상적인 존속이 어려운 것으로 보며, 특히 이 같은 상황이 3년 연속 지속되면 좀비기업으로 불린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521억 원으로 전년 동기(2052억 원) 대비 74.6% 감소했다.
반면 이자부담 비용을 뜻하는 ‘이자비용’은 123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1171억 원) 5% 증가했다. 롯데쇼핑이 올 1분기 부담해야할 이자비용이 영업이익의 2배 이상 달하는 상황으로 이자보상배율은 0.42에 불과하다.

롯데쇼핑의 이자보상배율은 2018년까지만 해도 2.55로 이자비용을 감당하는 데 문제가 없었으나, 지난해 0.87로 급락했고, 올 들어서는 상황이 더욱 나빠졌다.

◆ 자금사정 ‘적신호’…부채비율↑ 유동비율↓

롯데쇼핑의 이자보상배율이 이처럼 급락한 것은 실적부진이 지속되면서 회사의 전반적인 자금사정에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서도 부채비율은 높아진 반면, 현금 지급능력을 보여주는 유동비율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

롯데쇼핑은 올 1분기 당기순손실 433억 원을 내며 전년 동기 1092억 원에서 적자전환 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4조2268억 원 원에서 4조767억 원으로 8.3% 줄었고, 영업이익은 2053억 원에서 521억 원으로 74.6%나 감소했다.

수익성이 악화되다 보니 부채상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것이다.

올 1분기 차입금은 9조693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4% 가량 늘었다.
이에 따라 총자산(33조2627억 원) 중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율인 ‘차입금의존도’는 61%에서 83%로 22%포인트 상승했다. ‘차입금의존도’는 통상 30% 미만일 때 재무구조가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한다.

부채비율도 높아졌다.  올 1분기 부채비율은 184%로 전년 동기(167%) 대비 17%포인트 상승했고, 부채 등을 상환할 수 있는 ‘지불능력’ 판단지표인 유동비율은 78%에서 67%로 11%포인트 하락했다.

이와 관련 롯데쇼핑 관계자는 “올 1분기 코로나19 여파로 수익성이 악화 돼 재무구조가 안 좋아진건 사실”이라며 “롯데온 등 온라인 사업에 집중해 수익성 개선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쇼핑 측은 온라인 사업, 점포 구조조정 등으로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전략이지만 실적개선은 불투명한 것으로 전망된다.

차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이 완화되고 있긴 하나 경쟁사 대비 주력 부문 매출 회복세가 더디고 오프라인 구조조정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며 “롯데온 출범, 오프라인 구조조정, 수익성 중심 경영 등 긍정적 변화를 시작했지만 당장의 실적 개선에 큰 도움이 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ROE(자기자본이익률) 전망치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자산가치 평가는 더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나수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