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식품산업③] 이지바이오그룹 오너 일가 주식 자산 ‘껑충’...지현욱 대표 지분가치 69% 증가

2020-06-25     나수완 기자
사회적으로 기업혁신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그 토대가 되는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관심이 재계 안팎에서 고조되고 있다. 특히 대기업집단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중견기업에 대해 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에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은 창업자나 오너일가 중심의 경영구조가 뿌리 깊은 제약·바이오와 식품, 건설 등 주요 산업을 대상으로 소유구조를 심층 진단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50대 식음료 상장기업 중 이지바이오그룹 오너 일가가 보유한 주식의 가치가 6개월 새 64% 증가한 반면, 남양유업 오너 일가는 29%나 감소해 대조를 이뤘다.

지주사 전환과 코스닥 재상장 이후 이지바이오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오너 일가의 주식 자산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남양유업은 실적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주식가치가 크게 떨어졌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 50대 식음료 상장기업의 그룹 오너 일가 주식가치를 조사한 결과, 기업 지분을 보유한 인물은 총 447여 명으로 집계됐다. 6월 9일 종가기준 50개 기업의 시가총액은 7조1409억 원으로 지난해 말(7조218억 원) 대비 2% 소폭 상승했다.

이지바이오그룹 오너 일가는 50대 식음료사 가운데 주식가치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6월 9일 종가기준 이지바이오 그룹가치는 1399억 원으로 지난해 말(852억 원) 대비 64% 대폭 증가했다.

이지바이오 그룹은 지현욱 대표가 최대주주로 자리하고 있고, 부친 지원철 회장, 모친 성순희 여사, 배우자 옥현아 씨가 그룹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지현욱 대표를 제외한 나머지는 보유 주식수가 지난해 말 대비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보유주식가치는 두자릿수 비율로 늘어났다.

이지바이오 오너 일가 중 주식가치가 가장 크게 증가한 인물은 최대주주인 지현욱 대표다.

2017년부터 그룹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지현욱 대표는 올해 들어 이지홀딩스 주식 1만520주를 추가 매수해 총 967만7649주, 6월 5일에 코스닥시장에 거래가 재개된 이지바이오 주식을 39만7733주, 팜스토리 주식을 63만2505주 보유하며 지주사 및 자회사의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지현욱 대표의 보유 주식가치는 6월 9일 기준 813억4266만 5880원으로 지난해 말(482억7429만 원) 대비 69%나 급증했다.

다음으로 보유주식가치가 크게 증가한 인물로는 지원철 회장과 그 배우자 성순희 여사다.

지원철 회장은 6월 9일 기준 이지홀딩스, 이지바이오, 팜스토리의 주식을 각각 645만5845주(11.6%), 26만5323주(11.6%), 70주(0%)를 보유하고 있다.

지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이지홀딩스 주식수가 지난해 말(672만1169주) 대비해 26만5324주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보유 주식가치는 지난해 말(335억0516만 원) 대비 60% 증가(537억3968만 원)했다. 지주사를 비롯 자회사의 전체적인 주가 상승으로 인해 보유주식가치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성순희 여사는 6월 9일 이지홀딩스, 이지바이오의 주식을 53만4061주, 2만1948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지홀딩스 주식수는 지난해 말(55만6010주)에서 2만1949주 줄었지만 보유주식 가치는 44억4558만 원으로 지난해 말(27억7170만 원) 대비 60% 증가했다.

마지막으로 지현욱 대표의 배우자 옥현아 씨는 올해 들어 그룹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이지홀딩스·바이오가 인적 분할한 후 이에 대한 주식을 각각 3만7179주, 1528주를 매입함에 따라 30억9484만 원의 주식가치를 보유하게 됐다.

이지홀딩수 오너 일가의 보유주식가치가 크게 증가한 이유는 이지바이오 주가가 코스닥 재상장 이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농축산업을 영위하는 이지바이오그룹은 지주사 체제 전환을 위해 기존 이지바이오를 지주사 이지홀딩스와 사업자회자 이지바이오로 인적분할했다. 분할비율은 0.96 대 0.04다.

이지바이오 주가는 6월 5일 코스닥에 1만1700원으로 재상장한 이후 6월 9일 기준 2만560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지홀딩스의 주가는 7270원으로 지난해 말(4985원) 대비 46%, 팜스토리는 1125원에서 1240원으로 10% 증가했다.

이지바이오 주가 급등 배경은 육류소비 증가 등 축산업계 호황인 가운데 그동안 주권매매정지로 주가 변동이 없었던 것이 상장 이후 반영됐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지바이오그룹이 경영승계를 위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만큼 사업자회사의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지바이오그룹은 지난 2017년부터 창업자 지원철 이지바이오 회장으로부터 지현욱 이지바이오 대표로의 경영승계를 준비해왔다.

지주사로 전환하면 오너일가가 가진 사업회사 지분을 지주사 신주와 바꾸어 지주사 지분율을 높일 수 있다. 6월 9일 기준 지현욱 대표와 지원철 총괄회장은 이지홀딩스와 이지바이오 지분을 17.39%, 11.6%씩 가지고 있다.

사업자회사인 이지바이오의 시가총액이 높아질수록, 지주사인 이지홀딩스의 기업가치가 낮아질수록 지주사로부터 받는 신주규모가 커지기에 경영승계가 원활해진다. 이로 인해 지주사 체제 전환을 위한 인적분할 이후 사업자회사 주가가 급등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6개월 새 주식가치가 크게 감소한 오너 일가는 남양유업으로 나타났다.

6월 9월 기준으로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은 지분 51.68%(37만2107주)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배우자 이운경 씨(0.89%/6400주)와 형제들인 홍우식 씨(0.77%/5568주)와 홍명식씨(0.45%/3208주), 손자 홍승의 씨(0.06%/431주)는 각각 1%에 미치지 못하는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남양유업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오너 일가는 지난해 말 대비 주식수 및 지분율에 변동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보유주식가치가 29% 하락했다. 실적부진으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보유주식의 가치도 두 자릿수 비율로 감소했다.

6월 9일 종가기준 남양유업 주가는 31만3000원으로 지난해 말(43만9500원) 대비 29% 감소했다. 2018년 말(62만4000원)과 비교하면 50%나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남양유업 오너 일가 보유 주식가치가 지난해 말(1704억 원) 대비 29% 감소한 1213억 원으로 집계됐다.

남양유업은 올 1분기 영업손실 206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13억 원) 대비 적자전환 했다. 신제품 출시 지속 등에도 신생아 수 감소 및 우유 소비 부진 영향과 더불어, 대리점 갑질 논란 등 브랜드 이미지 훼손 등의 여파로 매출성장이 제한적이라는 증권가 전망이 이어지자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나수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