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리수, "연예계 숨은 동성애자ㆍ트랜스젠더 있다"

2007-11-28     뉴스관리자

 

"배우, 스타일리스트, 모델 등 암암리에 연예계에는 동성애자 혹은 트랜스젠더지만 이를 숨기고 활동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지금껏 노력하며 쌓아온 걸 잃을까 밝히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트랜스젠더 배우 겸 가수 하리수(32)가 뿌리 뽑히지 않은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숨어 사는 성적 소수자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최근 윈터 스페셜 싱글을 내고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가진 그에게 "트랜스젠더 출신 성공 연예인 1호이자, 5월 결혼에 골인해 성적소수자에 대한 사회적인 반감을 줄인 공이 크다"고 하자 돌아온 답변이었다.

   하리수는 "나 같은 사람은 과거부터 우리의 삶에 가까이 있었다"며 "트랜스젠더란 용어를 만들어 우릴 멀리하고 배척하는 부분이 여전히 크다. 만약 나로 인해 우리의 존재가 친근하게 느껴진다면 무척 감사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별 것도 아닌 내게 굉장한 타이틀이 부여된 것 같아 과분하다"며 "태어나서 항상 많이 힘들었고 괴로웠지만 웃음을 잃지 않기 위해 지금의 현실과 싸웠다.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매일매일 싸워서 이겨야 했다. 그랬더니 어느 날 내 인생이 여기에 와 있더라"고 돌아봤다.

   하리수는 '색즉시공'에서 남자 대학생 역할로 출연했던 배우 이대학이 최근 성전환 수술을 받아 12월 개봉하는 '색즉시공2'에선 여자 역으로 출연한데 대해서도 진심어린 조언을 잊지 않았다.

   두 사람은 이미 한 패션쇼에서 만난 적이 있다고 한다. 하리수는 그가 여자로서 성정체성을 갖고 있는 걸 눈치챘지만 이대학은 하리수에게도 그 사실을 숨겼다고 한다.

   "대학 씨는 남자지만 독특한 매력이 있어 지금껏 여성복 모델로도 등장하며 본인이 설 곳이 많았을 거예요. 하지만 이젠 여자가 됐죠. 지금부턴 사회적 편견과 싸워야 하고 여자 배우, 모델들과 경쟁해야죠. 더 큰 노력이 필요하고 눈물도 많이 흘릴 겁니다. 얻은 게 있으니 잃을 것도 많겠죠. 스스로의 선택인 만큼 강해졌으면 좋겠어요."
   또 친분은 없지만 우연히 언론매체를 통해 접한 조선족 트랜스젠더 무용수인 진싱(金星)에 대해서도 마음 속으로 격려하고 있다고 했다.

   1969년 중국에서 태어난 진싱은 9세부터 무용을 공부하며 중국 정상급 무용수로 이름을 날렸고 10여년 전 성전환 수술을 받으며 중국 사회에 파장을 일으켰다. 그는 독일 남성과 결혼했고 입양한 아이들과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언젠가 본 그분의 인터뷰를 봤는데 인상적이었어요. 제가 한국에서 호적이 여성으로 바뀐 걸 알고 '한국의 하리수가 호적이 여자로 바뀌었는데 왜 중국은 바꿔주지 않냐'라는 내용이었죠. '그분도 나와 같은 걸 위해 싸우고 있구나'라고 느꼈어요. 서로의 존재를 아는 만큼 마음 속으로 격려하고 있습니다. 그분이 무용하는 모습은 무척 멋있습니다."
   결혼 6개월인 만큼 아직 신혼 생활을 즐길 때지만 딸ㆍ아들ㆍ딸ㆍ아들 네 자녀를 입양할 계획은 변함이 없다.

   "일본과 중국 등지를 오가야 해 아이와 함께 있을 시간이 없을 것 같다"는 그는 "아이들이 행복을 누릴 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을 때 입양할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