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강 풀린 산업은행, 엉터리 용역 계약에 법인카드 부당 사용...감사원 12개 항목 적발
2020-07-23 박관훈 기자
지난 21일 감사원이 발표한 기관운영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영업점 경비용역 계약업무 부당 처리와 법인카드 부당 사용 등 12개 항목에 대한 감사지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결과 드러난 주요 문제점을 살펴보면 산업은행 A부문장은 2014년 경비용역업체 대표(퇴직자)의 부탁을 받은 후 경비용역 실적이 전무해 입찰참가 자격이 없는 해당 업체가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입찰참가자격을 변경 공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감사원은 입찰참가자격을 변경하고 업무관련자와 골프를 친 관련자에 대한 문책을 지시했다. 아울러 입찰 참가자격을 변경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지시한 관련자(퇴직)에 대해서도 주의를 요구했다.
여기에 산업은행은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에 대한 특별 여신상품을 운용하면서 여신신청 기업의 규모를 제대로 심사하지 않고, 여신 승인일 이후 기업 규모가 대기업으로 변경된 기업에게 중소․중견기업 전용 상품 및 우대조건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산업은행에 중소․중견기업 관련 여신업무를 철저히 하고, 대기업으로 규모가 변경되는 경우 여신 실행 전 우대금리 적용 대상 여부를 재검토하는 등 사후관리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또한 임금피크제 적용 시점(만 55세)이 된 본부장 등 1급 직원을 기간제 전문직원으로 전환, 임금피크제 적용을 유예하고 정원 외 인력으로 관리한 사실도 확인됐다. 감사원은 임금피크제 적용을 회피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를 요구했다.
이밖에도 피복비 예산(17억 원)으로 일반직원 일상복 구입 용도의 의류교환권을 지급하고, 특근 매식비 지급기준 및 지급단가를 규정하지 않은 채 정부기준보다 특근매식비(71억 원) 초과 집행했다. 더불어 업무추진비 예산(21억 원)으로 상품권을 구입하면서 관리대장을 작성하지 않아 상품권 사용의 적정성이 확인되지 않는 등 경상경비를 방만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경상경비 집행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주의를 요구하고 특근매식비 집행단가 기준 등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감사원은 “최근 국내외 경기 침체 등으로 정책금융기관인 한국산업은행의 역할에 대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한국산업은행의 역할이 미흡하다는 비판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감사는 2014년 12월 금융 공공기관 경영관리실태 감사를 실시한 것을 감안해 2015년 이후 수행한 업무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더불어 산업은행의 자회사 설립, 기업 대출, 담보 취득·관리, 연대보증 등 여신 취급 및 사후관리 업무의 적정성을 점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조직·예산 운용 등 기관운영 전반의 적정성도 함께 점검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