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천연가죽 샌들 신으면 발 까맣게 물드는데도 환불 불가..."소재 특성"
온라인 패션플랫폼 무신사의 천연가죽 샌들을 신었다 발가락이 새까맣게 물드는 현상을 겪은 소비자가 품질 불량 의혹을 제기했다. 업체 측은 천연가죽 이염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환불 불가라는 입장이다.
서울시 마포구에 사는 이 모(남)씨는 지난 1일 무신사 온라인 쇼핑몰에서 고품질을 내세운 자체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의 블랙 샌들을 6만 원 대에 구입했다.
신은 지 3시간 정도 후에 샌들을 벗어 보니 엄지와 새끼발가락 등에 검게 물이 들어 있었다. 새 제품이라 첫 착화에서 발생하는 문제라 생각했지만 이후 매번 같은 현상이 반복됐고 이염된 부위는 비누로 닦아도 잘 지워지지 않았다.
사이트상에 취급 주의사항으로 ‘천연가죽 소재 특성상 땀, 수분, 마찰에 의해 이염 현상이 발생할 수 있으니 우천 시에는 착용을 자제하라’고 안내하고 있어 최대한 취급에 주의하며 맑은 날에만 착용했다는 게 이 씨의 주장이다.
무신사 측에 세 차례에 걸쳐 문의했으나 "염색된 천연가죽 제품이므로 이염 현상 발생이 가능하고 검정색이라 더 두드러져 보이는 것일 뿐 불량이 아니라 교환·환불은 안 된다"는 동일한 답변을 들었다.
지난 27일 네 번째 문의 끝에 "상품 검수를 위해 수거하겠다"고 했지만 환불 가능 여부에 대해서는 듣지 못했다.
이 씨는 “발가락에 묻은 게 때수건으로 박박 문질러야 지워질 정도로 이염이 심각했다”며 “게다가 신은 지 5번만에 뒷꿈치 끈이 뜯어져 품질 자체가 의심된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무신사 측은 천연가죽 특성상 이염이 발생할 수 있고 구매 전 취급 시 주의사항과 상품 발송 시에도 신발 관리 및 취급 주의사항을 동봉하는 등 이염 현상에 대해 사전 안내하고 있기 때문에 환불 불가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착용한 상품에 대해 문의할 경우 내부 논의를 거쳐 초기 불량 내역이 확인 되면 교환 및 환불이 가능하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답했다.
가죽 공방 전문가는 “처음 착용했는데 발에 물이 들었다고 한다면 이염이라기보다는 제품에서 염색약이 묻어나온 것일 수 있다"며 "염색 물빠짐 현상의 경우 제품 하자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천연가죽은 물이나 습기에 취약해 이염될 수 있다는 점을 구매할 때 고려해야 하지만 신발의 경우 제품 특성상 물이 닿을 상황을 감안해 공정과정에서 발수 처리해 이염을 줄인다는 것.
한국소비자연맹 관계자는 “물에 푹 담가지는 등의 극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일반적인 착용 환경에서 신발 제품이 땀, 수분, 마찰을 견뎌내야 하는 게 정상적이며 이염 사전 공지 여부와 상관없이 제품 불량으로 환불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