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콩값 급등, 두부 된장 파동나나?
국제곡물 가격급등의 여파로 국내 두부, 된장시장에 수급파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두부와 메주의 원료인 대두(콩) 수입이 차질을 빚으면서 원자재가 바닥이 났기 때문이다. 콩을 수입해 국내 두부와 두유, 장류업체에 공급하는 농수산물유통공사는 콩수입 차질을 이유로 해당 업체들에게 배급을 통보했고 업체들은 대책을 마련해 달라며 아우성을 치고 있다.
농수산물유통공사는 지난 23일 두부와 장류 제조업체 모임인 한국연식품공업협동조합연합회와 대한장류공업협동조합 등에 연말까지 대두를 각 업체별로 2004~2006년 3년치 구매실적의 절반 수준에서 ‘배급하겠다’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중소 두부및 장류 제조업체들은 원자재인 콩을 농수산물유통공사에서 ㎏당 630원 정도에 받아 제품을 생산해 왔다. 농수산물유통공사가 공급물량을 작년의 절반으로 줄일 경우 국산콩을 구매하든지, 개별적으로 해외에서 콩을 수입해야 한다.
하지만 국산콩은 현재 ㎏당 3500원 수준으로 5배 이상 비싸고 개별적으로 콩을 수입하면 500% 가까운 관세를 물어야 해 완제품의 가격경쟁력을 상실하게 된다.
연식품조합 관계자는 “콩을 작년의 절반 수준밖에 공급받지 못하면 생산량도 절반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업체들의 경영 타격은 물론 서민들의 가장 중요한 식량인 두부 콩나물 된장 두유 등이 수급 파동을 일으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수입 대두가 바닥을 드러낸 것은 국제 곡물가의 급상승 때문이다.
농수산물유통공사는 2~3개월 전 중국과 러시아업체와 선물계약을 했으나 곡물가가 급등하자 해당업체들이 약속이행보증금을 물고, 계약을 파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제 대두 가격은 1년 전 t당 270달러에서 최근 370달러로 급등했다.
국제 곡물업체들은 2~3개월 전 시세로 체결된 선물계약을 파기하고 보증금을 물면서도 오른 시세의 적용을 요구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농수산물유통공사 관계자는 “올해 대두 총도입 목표인 17만4000t의 공급을 완료했으나 업체들의 수요가 늘어 추가 도입과정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져 수급차질을 빚고 있다”며 “앞으로 총 1만t 규모를 추가 공급해 수급 안정을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또 “오는 12월 5일 각 조합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최현숙 기자(hschoi@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