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이런 사람 다 있나, 꺼져" 아시아나 항공 직원에 봉변

2007-12-04     임기선 기자

“내가 왜 이 비행기를 타야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가족의 화목마저 깨버렸습니다.”(정 모 소비자)

아시아나 항공을 이용해 모처럼 해외여행을 떠나려던 일가족이 출국 수속을 밟던중 직원으로부터 폭언과 무례를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 가족은 6개월된 아기를 동반하고 있었고, 혼잡을 피해 비어있는 외국인 줄에 서려다가 이같은 봉변을 당해 내외국인 서비스에 차별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받고 있다.

소비자 정 모(여) 씨 가족은 지난 9월 22일 오전 9시40분 OZ132 편을 이용해 해외여행을 가려고 공항을 찾았다. 정 씨 아버지 환갑을 위해 준비한 첫 가족 해외여행이었다. 

추석 때라 공항은 혼잡했다. 6개월된 아기를 동반한 정 씨 가족도 긴장 속에 민첩하게 움직였다. 

여권 수속대에서 절차를 밟기 위해 서있는 동안 아기는 새벽부터 일어나서인지 짜증을 내기 시작했고, 젖을 달라고 보챘다.

옆에 외국인 줄이 줄어들어 2~3명 가량 서있기에 아기와 아기 엄마만이라도 옆으로 옮겨서 빨리 수속을 받으려고 했다. 

새치기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아기를 먼저 위하는 다른 나라와 같이 협조해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줄을 옮겼는데, ‘별’을 단 사람이 와서 저지했다. 옆 줄로 밀어넣었던 것이다.

부모님도 몇 차례 해외를 다녀온 적이 있으시고, 남편도 잦은 해외근무로 비행기를 많이 탔지만 이처럼 불쾌한 항공사는 없었다. 

앞에 나가던 외국인도 한심한 듯 바라봤다. 분을 참고 옆 줄에 서있었다. 외국인들이 수속을 마치고 나가자 별을 단 직원이 정 씨 가족을 외국인 줄에 서라고 했다.

너무 기분이 나빠 그냥 이 줄에 서있겠다고 하자 그 직원은 자기 말을 안따른다고 “뭐 이런 사람들이 다 있냐”고 소리를 쳤다.

정 씨 가족도 화가 폭발하여 “무슨 이런 경우가 다 있느냐”고 언성을 높이자 주위에 있던 아시아나 항공측 직원들과 안에 있던 직원까지 뛰쳐나와 소리를 지르고 밀치면서 “꺼지라”고 폭언했다.

평소에 화를 잘 내지않던 정 씨의 남편도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며 맞대응했다. 

정 씨는 “항공사의 대부분이 서비스 비용인데 내가 왜 이런 비행기를 타야하는 지 모르겠다”며 “이날 사건이 한 사람의 기분을 망친 것이 아니라 가족의 화목마저 깨버렸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 항공사측은 “공항 총괄직원과 이 내용을 봤는데, 발권 카운터가 아니고 출국 심사대에서 벌어진 상황인 것같다. 회사에 이 사례가 접수되지 않았다. 유니폼을 입고 소리를 지른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카운터에 외국인 줄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다. 한 줄 서기 시스템이어서 새치기를 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