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 출신 음악인 도박중독 '절도짓'

2007-12-02     뉴스관리자
명문대 출신의 40대 클래식 음악 연주자가 도박에 빠져 가산을 탕진한 뒤 대리운전 기사로 일하며 수시로 금품을 훔치다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 달서경찰서는 2일 대리운전을 하다 10여 차례나 차주의 금품을 훔친 혐의(절도)로 A(47) 씨를 구속했다.

   A 씨는 지난 달 22일 0시50분께 대구 달서구 한 노래방 앞에서 전모(41) 씨로부터 대리 운전 의뢰를 받고 목적지까지 차를 몰아 주다 전씨가 잠든 틈을 타 차 안의 상품권 20만원 어치와 신용카드를 챙기는 등 지금까지 모두 11차례에 걸쳐 대리 운전 고객의 금품 250여 만원 어치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또 지난 3월에는 대구 북구 한 거리에서 야간에 대리 운전 기사를 기다리며 시동을 걸어둔 송모(60) 씨의 렉스턴 승용차를 송 씨가 자리를 비운 사이 훔쳐 최근까지 몰고 다닌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최근 3년 동안 뚜렷한 주거지 없이 강원도 정선 카지노와 성인 오락실 등을 전전하다가 지난 1월 대구 성서 지역의 한 오락실에서 손님들의 돈과 상품권을 훔치던 모습이 가게 CC(폐쇄회로)TV에 잡혀 경찰의 추적을 받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경찰을 피해 도피 생활을 하려면 생활비가 필요해 지난 2월부터 대리운전을 시작했지만 자금이 여전히 부족해 손님들의 돈에 손을 댔다"며 "렉스턴 승용차는 돌아다니며 잠을 자는데 필요해 훔치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명문 음대를 졸업하고 모 교향악단에서 연주자로 일했던 A 씨는 1997년 해외 유학을 다녀온 뒤 대학 선배들과의 모임에서 도박을 처음 접해 수억 원의 돈을 잃었다.

   그 뒤에도 사채를 끌어와 카지노 등지에서 노름을 계속하다 재산을 탕진, 직장을 그만두고 아내와도 이혼했다.

   A 씨는 "도박 탓에 음악인으로서의 삶이 완전히 망가져 매우 후회스럽다"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깨끗이 새 출발을 하고 싶다"며 선처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