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명가 넥슨, 엔씨소프트 퍼블리싱 헛발질

2007-12-03     헤럴드경제신문 제공

‘카트라이더’와 ‘리니지’로 대표되는 국내 양대 게임의 명가, 넥슨과 엔씨소프트. 정작 이들 업체들이 퍼블리싱(게임서비스)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개발력으로 자사 게임들은 국민게임의 반열에 올렸지만 외부 개발작을 사와 마케팅에 공들인 게임의 흥행에서는 하나같이 재미를 보지 못한 것.

 

게임 퍼블리싱은 게임 개발력과 함께 게임업체의 사업능력을 가늠하는 양대 지표. 퍼블리싱이란 게임 개발과는 별개로 국내외 시장에서 해당 게임이 인기를 끌 수 있도록 마케팅, PC방 영업, 서비스 운영 등을 담당하는 것을 말한다.

 

넥슨이 올해 서비스한 타사 게임은 7개. ‘킥오프’, ‘쿵파’, ‘엘소드’, ‘나나이모’, ‘구룡쟁패’, ‘SP1’, ‘워록’ 등. 각종 게임순위차트에 따르면 정식서비스에 들어간 게임 중 ‘워록’ 만이 30위권으로 겨우 이름값을 했다. 이마저도 평균 동시접속자수 5000명 수준이다. 넥슨이 기대작으로 꼽고 마케팅비를 쏟아부은 ‘쿵파’, ‘나나이모’ 등은 아예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엔씨소프트의 퍼블리싱 성적도 마찬가지. 다중역할수행게임(MMORPG)의 종가, 엔씨소프트가 캐주얼게임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며 올해 선보인 ‘에이트릭스’와 ‘SP 잼’. 비공개시범서비스 당시 시장에서는 별 호응이 없었다. 엔씨소프트는 이전에 ‘에버퀘스트’, ‘샤이닝로어’, ‘시티오브히어로’ 등도 퍼블리싱을 한 바있다.

 

이들 양대업체가 퍼블리싱에 적극적인 이유는 다양한 게임 라인업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각각 캐주얼게임과 MMORPG에서 자사게임인 ‘카트라이더’, ‘메이플스토리’, ‘리니지’ 등으로 명가로 떠올랐다. 이후 이들은 퍼블리싱으로 각각 서로다른 장르에 꾸준히 도전해왔다. 그러나 결과는 영 신통치 않은 것. 특히 넥슨은 ‘카트라이더’, 엔씨는 ‘리니지’ 이후 별다른 흥행작이 없어 차기작 확보에도 다급하다.

 

업계 관계자는 “넥슨 등은 퍼블리싱시장에서 개발사들이 줄서기를 할만큼 큰 손이지만 성과는 아직까지 나오고 있지 않다”며 “이들 태생은 개발사 출신으로 게임 개발과 퍼블리싱은 엄연히 다를 뿐 아니라 개발마인드와 서비스 마인드는 별개 문제”라고 말했다.

 

전문성 있는 퍼블리셔로서 색깔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다른 관계자는 “회사와 맞는 게임성, 기업문화 등을 분석해 전문성을 살려줄 필요가 있다”며 “1년에 100여개 게임이 나와도 한두개 게임이 떠오를 만큼 시장이 얼어붙었는데 자본력만 앞세워 포화상태에 이른 게임장르에 한발 늦게 우후죽순으로 뛰어들게 아니라 선점되지 않은 장르에 과감하게 투자할수 있는 안목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선영 기자(ko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