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3세 계열분리 추진, LG상사·하우시스 앞세운 신규 지주사 설립
2020-11-26 유성용 기자
LG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LG상사와 LG하우시스, 실리콘웍스, LG MMA 등 4개 자회사 출자 부문을 인적분할해 신규 지주사인 ‘㈜LG신설지주(가칭)’를 설립하는 분할계획을 결의했다.
㈜LG신설지주가 이들 4개 회사를 자회사로, LG상사 산하의 판토스를 손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이다.
㈜LG신설지주는 새로운 이사진에 의한 독립경영 체제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사회 구성은 사내이사로 구본준 LG 고문, 송치호 LG상사 고문, 박장수 ㈜LG 재경팀 전무를, 사외이사는 김경석 전 유리자산운용 대표, 이지순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정순원 전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강대형 연세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를 각각 내정했다.
구 고문과 송 고문은 대표이사를 맡는다.
김경석, 이지순, 정순원 사외이사 내정자를 감사위원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주)LG는 2021년 3월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사분할 승인 절차를 거치면, 5월 1일자로 존속회사 (주)LG와 신설회사 ㈜LG신설지주의 2개 지주회사로 재편돼 출범한다.
LG는 지주회사의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 영역을 더욱 전문화할 수 있는 구조로 조속히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분할 배경을 설명했다.
분할 이후 존속회사 ㈜LG는 전자, 화학, 통신서비스 영역에 역량과 자원을 집중하고 신설 지주회사는 성장 잠재력을 갖춘 사업회사들을 주력기업으로 육성해 각각의 지주회사와 자회사들의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신설 지주회사 산하의 자원개발 및 인프라(LG상사), 물류(판토스), 시스템반도체 설계(실리콘웍스), 건축자재(LG하우시스) 및 기초소재(LG MMA) 사업은 해당 산업 내 경쟁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분할을 계기로 외부 사업 확대 및 다양한 사업기회 발굴을 통해 주력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LG는 2018년 구광모 ㈜LG 대표 취임 후 사업 포트폴리오의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연료전지, 수처리, LCD 편광판 등 비핵심 사업은 매각 등 축소하는 한편, 배터리, 대형 OLED, 자동차 전장 등 성장동력을 강화해 왔는데, 이번 분할이 완료되면 3년간의 사업구조 재편 작업이 일단락될 전망이다.
LG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 최초로 선진형 지배구조인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LG는 지속적으로 사업 영역과 경영관리 역량을 전문화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왔다”며 “향후 계열분리 추진 시 그룹의 지배구조를 보다 단순하게 하면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 완화 방향에도 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분할비율은 존속 및 신설 지주회사의 별도 재무제표상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에 따른 것으로 (주)LG 0.9115879, 신설 지주회사 0.0884121이다. 2021년 5월 1일 분할 절차가 완료되면 기존 (주)LG 주식 100주를 가진 주주는 회사분할 후 (주)LG 91주, 신설 지주회사는 재상장 주식 수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액면가액을 1000원으로 정함에 따라 44주를 각각 교부받게 된다. 소수점 이하 단주는 재상장 초일의 종가로 환산해 현금으로 받는다. 분할 전후 존속 및 신설회사의 주주구성은 동일하다.
한편 장자승계 원칙을 지키는 LG그룹은 그간 후대로의 경영승계가 이뤄지면 선대 회장의 동생들은 계열 분리하며 분란을 원천 차단해 왔다.
LG 창업주 구인회 회장의 동생 고 구철희 씨 자녀들은 1999년 LIG(구 LG화재)로 분리했다. 구 창업주의 또 다른 동생들은 구태회·구평회·구두회 씨는 LS그룹으로 분리했다.
창업주 차남인 고 구자승 전 LG상사 사장 자녀들은 2006년 LF(LG패션)를 가지고 독립했다. 창업주 삼암인 구자학 회장은 2000년 아워홈으로 자신의 영역을 꾸렸다. 2004년에는 창업주의 동업자인 고 허만정 회장 손자 허창수 GS건설 회장이 GS그룹으로 독립했다.
오너 3세대에서는 구자경 회장 차남인 구본능 회장이 희성그룹을 차렸다. 희성금속, 국제전선, 한국엥겔하드, 상농기업, 원광, 진광정기 등 6개사를 그룹으로 묶었다. 구본준 고문이 이번에 독립하게 되면 3세대 계열분리가 끝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