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형 GA 불완전판매 늘어나는데 제판 분리 가속...메트라이프금융 9배 늘어

신계약건수도 매년 상승...소비자보호 대책은 전무

2020-12-11     문지혜 기자
보험사들이 설계사 수수료 등을 핑계로 판매 채널을 자사형 GA로 이전하는 ‘제판분리(제조·판매 분리)’를 확대하는 추세지만 실질적인 소비자 보호 대책은 전무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현재 자사형GA를 운영하는 보험사는 삼성생명(삼성생명금융서비스), 한화생명(한화라이프에셋, 한화금융에셋), 미래에셋생명(미래에셋금융서비스), 라이나생명(라이나금융서비스), 메트라이프생명(메트라이프금융서비스), ABL생명(ABA금융서비스), 삼성화재(삼성화재금융서비스), DB손해보험(DB금융서비스, DB Mns)과 더불어 올해 출범한 신한생명(신한금융플러스) 등 9곳이다.

이 중 미래에셋생명, 신한생명이 제판분리를 선언했으며 한화생명이 기존 GA 통합작업을 진행하며 제판분리를 검토 중이다. 현대해상, 하나손해보험 등도 제판분리를 위한 자사형 GA 설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들이 제판분리를 하는 이유는 지점 유지비, 관리비, 교육훈련비 등 각종 고정비용이 줄어드는 데다가 생손보 상품 전체를 다룰 수 있어 판매 상품을 다양화할 수있어서다. 특히 내년부터 설계사의 초년도 모집수수료를 월 보험료의 1200% 내로 제한하는 '1200%룰'이 시행되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GA로 제판분리를 하는 경향이 가속화되고 있다. 

그러나 GA의 불완전판매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대형 보험사들의 설계사 채널마저 GA로 넘어갈 경우 소비자 보호 시스템은 더욱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GA는 완전 경쟁 체제라 내부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는 계약을 본사에서 거절할 경우 쉽게 그만두고 타사로 넘어가는 설계사가 나온다"며 "똑같은 기준을 가지고 인수한다고 하지만 소비자 보호 지표 등 관리가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클린보험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자사형 GA 10곳의 불완전판매율은 0.16%로 전년 동기 0.13%에 비해 0.03%포인트 상승했다. 불완전판매율은 신계약건수 대비 불완전판매건수를 나눈 값이다. 

불완전판매건수도 759건으로 2배 이상 늘어났지만 신계약 건수가 47만 건으로 크게 늘어난데 따른 측면이 크다. 
 
불완전판매건수가 가장 많은 곳은 메트라이프금융서비스였다. 메트라이프금융은 올해 상반기 불완전판매건수 282건으로 전년 동기 33건에 비해 9배 늘었다. 손해보험 상품의 불완전판매 건은 10건에 불과했지만 생명보험 상품이 272건으로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품질보증해지(206건), 민원해지(66건) 등이 늘어나면서 생명보험 불완전판매율이 1.46%에 달했으나 손해보험 상품의 신계약건수가 많아 전체로 계산했을 때 0.97%로 떨어졌다.

메트라이프생명 관계자는 "설계사 조직이 갑자기 커지면서 불량 설계사를 해촉시키는 과정에서 지난해 말부터 불완전판매가 늘어났다"며 "내부 자정작용 중에 생긴 부작용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생명금융서비스가 116건으로 전년 동기 75건 대비 54.7% 증가했으며, 라이나금융서비스가 115건으로 전년 동기 38건 대비 200% 급증했다. DB MnS 역시 115건으로 전년 동기 50건 대비 130% 증가했다.

ABA금융서비스(24건), 삼성화재금융서비스(13건) 등도 지난해 상반기보다 불완전판매건수가 늘었다.

자사형 GA 10곳 가운데 불완전판매건수가 줄어든 곳은 한화라이프에셋, 한화금융에셋, 미래에셋금융서비스 등 3곳에 불과했다.

전체 상품의 불완전판매율이 가장 높은 곳은 라이나금융서비스가 차지했다. 라이나금융서비스는 불완전판매건수가 증가한 것도 있지만 지난해부터 기능 축소를 결정하면서 신계약건수가 1만여 건으로 줄어든 탓이다. 라이나금융의 불완전판매율은 1.15%를 기록했다.

메트라이프금융서비스가 0.97%로 뒤를 이었으며 삼성생명금융서비스 0.35%, 한화금융에셋 0.26% 순이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