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바쁜데...현대기아차 노조 파업· 코로나19로 공장 일시중단까지
2020-12-11 박인철 기자
11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노사는 지난 7일과 8일 이틀간 진행한 임단협 제15차 본교섭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교섭이 결렬됐다. 핵심은 잔업 30분 복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사측은 이를 수용하는 대신 퇴직자 차량 구입비 지원 축소를 조건으로 걸었고, 이를 노조가 거부하면서 양측의 평행선이 유지됐다.
노조는 11일까지 1, 2조 4시간씩, 총 8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하고 11일엔 5차 쟁의대책위원회를 연다는 방침이다.
파업이 길어지면서 당장 실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아차는 지난달까지 11개월간 내수와 수출 합쳐 238만8885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254만5247대) 대비 6.1% 줄어든 것이다.
수출 부진으로 타격이 발생했는데 노조 추가 파업으로 인해 최대 8000대 정도의 생산 차질이 더 빚어질 전망이다. 이미 올해 노조 파업으로 2만5000여대의 생산 차질이 발생했는데 이번 파업으로 규모가 3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현기차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따른 공장 셧다운 문제도 겹치고 있다. 기아차 광주공장은 10일 제3공장 근무자 1명이 확진자로 분류돼 오전 9시 35분부터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현대차 역시 전주공장에서 지난 4일∼7일 직원 15명과 가족 2명 등 총 17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회사측 설명에 따르면 대부분 트럭 라인 근무자로 이틀째 가동이 중단되면서 총 320대 가량의 트럭을 생산하지 못했고 약 2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현기차는 이미 지난달, 9월, 6월, 2월에도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공장 문을 닫았었다. 12월은 연말 프로모션 등 자동차 업계 성수기로 계약이 많아지는 시기다. 노조 파업과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호재가 악재가 되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일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을 발표하면서 2021년을 전기차 글로벌 3위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다고 발표했다. 업계 선두인 테슬라, 폭스바겐을 추격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서 파업과 코로나 변수로 온전히 이에 집중하기 힘든 상황에 부딪쳤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공장 가동률이 줄고 있는 가운데 노사 갈등은 또 다른 위기를 불러올 것”이라면서 “이럴 때일수록 서로 조금씩 더 양보하는 자세로 공멸을 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완성차 업체 대부분이 코로나19로 생산에 차질이 빚었는데 파업까지 길어져 고민이 크다”면서 “기아차는 카니발 등이 인기를 끄는 상황에 파업으로 공급 문제가 생기면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 우려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