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홍보 간부들 외유성 일본시찰 구설수

2007-12-04     뉴스관리자
정부의 '취재지원선진화 방안'에 따라 경찰이 기자실 폐쇄를 강행중인 가운데 경찰 홍보담당 간부들이 단체로 외유성 해외시찰을 떠나 구설수에 올랐다.

   특히 이들은 '선진 경찰홍보 및 취재지원시스템 시찰'을 명목으로 여행지를 고르면서 정부가 '후진적 언론 시스템'의 대표적 사례로 꼽은 바 있는 일본을 택해 빈축을 사고 있다.

   4일 경찰에 따르면 이동선 경찰청 홍보관리관(경무관급)을 단장으로 하는 해외 시찰단이 지난 3일부터 4박 5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중이다.

   시찰단에 포함된 경찰관은 경무관 1명, 총경 3명, 경정 6명, 경위 1명, 경사 1명 등 단 1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고위 및 중견 간부다.

   일정표에 따르면 이들은 5일 온천 관광지로 유명한 하코네 국립공원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들은 방문 목적으로 일본 경찰청과 오사카경찰본부 등에서 경찰 홍보 사례, 경찰관서 기자실 운영실태, 도쿄·교토·나라 등 주요지역 치안현황 체험 등을 들었다.

   하지만 4박5일 중 한가운데 일정이 온천 관광지 방문으로 짜여 있는데다 이들이 방문지로 택한 일본은 정부가 국정브리핑 등을 통해 낙후된 폐쇄적 기자클럽 시스템의 전형이라고 비판해 온 국가라는 점에서 이들의 출장이 과연 '선진 홍보 시찰'을 위한 것인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청의 한 홍보담당 간부는 "일부 관광 일정이 포함돼 있다고는 하지만 이번 출장은 고생한 직원들을 위로하는 '포상'의 성격도 있으므로 잘못된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경찰 홍보 관계자는 "다른 분야 직원들은 이런 포상성 출장이 모두 있는데 유독 홍보 분야만 없어서 올해 처음으로 갔다"며 "출장 일정을 취소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그럴 경우 예산이 불용 처리되므로 안 가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한국기자협회장 선거에서 당선된 김경호 차기 기자협회장은 당선 확정 직후 경찰청 기자실을 방문해 정부의 소위 취재지원선진화 방안과 기자실 폐쇄 조치에 대한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또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회장단도 이날 오후 경찰청을 방문해 현황을 파악하고 대응책을 논의키로 했다.

   경찰청 출입기자들은 정부의 소위 취재지원선진화 방안에 항의해 지난 30일부터 닷새째 기자실에서 항의농성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경찰청과 서울지방경찰청의 기자실을 폐쇄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지난달부터 벌여 왔으며, 지난 1∼2일 통신선을 끊은 데 이어 3일에는 전력 공급과 난방을 차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