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 6명의 목소리 분석...누가 제일 좋을까?

2007-12-05     뉴스관리자

대통령 선거에 방송 토론회의 영향이 급격히 커지면서 미디어 선거전에 나서는 후보들의 인상 만큼이나 중요한 게 목소리다. 유력 후보들은 오랜 정치활동이나 경영자 경험으로 대중 앞에서 말하기로는 모두  수준급이다.

    하지만 정보전달력, 청명함, 호감도면에서 후보별 차이는 분명히 있다. 각종 검증공방이 한창인 가운데 음성클리닉 전문가의 도움으로 정동영, 이명박, 권영길, 이인제, 문국현, 이회창 후보의 음성 검증을 펼쳐 본다. 

    ◇정동영 후보, 앵커 경험 덕분 전달력 우수 = 정동영 후보는 앵커  출신  답게 정보전달력이 뛰어난 명확한 음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의 높이를 뜻하는 '음도'는 137Hz를 기록해 보통 중년남성의 음높이를 가지고 있었다. 

    성문분석검사에 따르면 자음과 모음의 구분이 다른 후보에 비해 비교적  명확하게 나타났다. 또 고음영역에서 잡음성분이 적어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리는  효과가 있었다. 

    정 후보는 또 한 문장 안에서 음의 높낮이 사용 폭 주요 대선주자들 가운데  가장 넓고 소리의 크기도 다양하게 구사해 듣는 사람에게 명쾌하고 보다 강렬하게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그러나 정 후보의 말이 후보자가 아니라 비평자 또는 사회자처럼 들린다는 해석도 가능한 대목이다.

    ◇이명박 후보, 높은 음성, 개성은 확실 = 이명박 후보의 목소리는 금속성의 높은 소리나 바람이 세게 부는 듯한 소리가 섞여 있다. 이는 듣는 사람에게 긴장감을 주는 목소리라고 한다. 

    음도는 평균 215Hz로 이번 음성검증 대상자 6명 가운데 가장 높았다. 보통 중년남성의 음도가 120-140Hz임을 고려할 때 거의 여성의 목소리에 가깝다. 목소리만을 놓고 본다면 이 후보는 '남자 박경림'에 해당한다고 한다. 목의 상태가  좋지  않아 목이 쉽게 피로해져 쉰 목소리와 쇳소리가 나게 된다. 

    성문분석에서 이 후보는 고음영역에서 잡음이 많고 발음이 부정확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신 목소리가 기억에 오래 남는다는 장점이 생긴다. 이 후보의 목소리가 다소 귀에 거슬릴 수는 있으나 강렬한 개성이 있어 한 번만 들어도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는 것. 

    또 울림도 좋은 편이어서 단점에도 불구하고 메시지 전달 정도가 나쁘지 않다는 평이다. 

    그러나 TV토론 등 미디어선거 시대에 이 후보는 어느 정도 목소리 교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 후보 같은 음성을 가진 사람 가운데는  성대에  질환을 가진 사람이 많다고 한다. 

    이를 교정.치료하기 위해서는 발성훈련과 음성훈련을 6개월 이상 실시하면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바람 새는 소리와 높은 목소리는 간단한 음성성형 수술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다. 

    또 목을 많이 사용해서 아프다고 목을 사용하지 않는 것보다는 매일 일정을  시작하기 전 가곡을 두세곡 부르고 시작하면 목이 풀려 장기적으로 더 좋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프라나이비인후과 안철민 원장은 "최근 이 후보의 유세 발언을  들어보면  이미 목 상태가 많이 나빠져 있다"고 말했다.

    ◇일하는 사람의 목소리 권영길 후보 = 목소리 강도에서는 권영길 후보가 가장 높은 수치를 드러냈다. 음도는 141Hz, 강도는 70dB로 연령에 비해 목소리의 음도와 강도가 높았다. 

    하지만 발음이 부정확하고 목소리에 잡음이 많아 목소리를  통한  정보전달력은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목청을 높이면 쉽게 나타나는 쉰 음성과 걸걸한 목소리가 방송매체를 통해 전달될 때는 귀에 거슬릴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반대로 선거유세 장소와 같은 곳에서는 이명박 후보처럼 청중에게 각인될 수 있는 목소리이기 때문에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노동자와 농민을 대변하는 정당의 후보라는 면에서 권 후보의 목소리는 지향하는 메시지를 적절하게  구현한다고도 볼 수 있다. 

    ◇약한 울림을 액센트로 커버한 이인제 후보 = 이인제 후보는  음도가  131Hz로 나타나 조사 대상 중 중간 위치를 차지했다. 

    성문분석에 따르면 목소리의 잡음은 조사대상 중 가장 낮았다. 

    이 후보의 음성도 걸걸한 편으로 이회창 후보와 함께 울림이 작은 목소리로  분류됐으며 목소리의 강도는 64dB로 다른 후보에 비해 약 2dB 가량 강도가 떨어졌다. 

    그러나 이 후보의 말은 액센트가 강해 정보전달력은 비교적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인제 후보 또한 이회창 후보와 마찬가지로 평소 턱이 긴장된 상태에서 발성하기 때문에 청중이 권위적으로 느낄 소지가 있다. 

    ◇보통 음성에 가까운 문국현 후보 = 문국현 후보의 목소리 울림은 조사대상 중 중간 정도에 위치한다.

    음도는 143Hz로 평균치보다 미세하게 높아 청중에게 청아하게 들릴 수 있다. 

    타후보들이 음색이 쇳소리나 거친 소리가 섞여있는 반면 문후보는 비교적  정상적 음색을 소유하고 있으며 목소리에 섞여있는 잡음도 적게 나타났고 발음도 비교적 정확한 편이었다.

    ◇목소리도 보수를 표방하는 이회창 후보 = 이회창 후보는 목소리 강도에서  젊은 타후보에 비해 떨어지지 않고 평균을 유지했다. 

    조사 대상 중 이 후보의 음도는 118Hz로 가장 낮았으며 목소리 울림에서도 가장 낮은 울림정도를 보였다. 중후하고 풍부한 성량 덕분에 귀족 같은 분위기가  느껴진다는 평이다. 

    특히 이 후보는 평소 언론과의 인터뷰 도중에 턱이 긴장한 모습을 보이는데, 이는 대중에게 권위적으로 들릴 소지가 있다. 대통령선거와 같은 대중적 선거에서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목소리 특징은 이 후보가 표방하는 보수 이미지와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기도 하다. 어차피 주요 호소대상이 형성된 선거 운동이라면 그를 염두에 둔 목소리가 큰 장점이 될 수도 있다. 

    다만 목소리가 지나치게 권위적으로 들리지 않으려면 목소리의  긴장감을  풀기 위해 유세전에 두세곡의 노래를 불러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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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동영│이명박    │권영길  │이인제  │문국현    │이회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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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높이(Hz)│137   │215       │141     │131     │143       │1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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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dB)  │66    │64        │70      │64      │64        │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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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색     │정상  │쇳소리    │쉰소리  │걸걸함  │정상      │걸걸하고  │
│         │      │긴장성    │걸걸함  │        │          │거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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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문│울림│상    │중상      │중      │하      │중        │최하      │
│분석├──┼───┼─────┼────┼────┼─────┼─────┤
│검사│잡음│적음  │많음      │많음    │적은 편 │보통 이하 │보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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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음     │정확  │부정확    │부정확  │부정확  │보통      │보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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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센트    │강    │강        │강      │강      │강        │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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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특성  │-     │코막힘소리│-       │턱 긴장 │-         │턱 긴장   │
│         │      │          │        │(근엄함)│          │(근엄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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