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셀트리온‧네이버 그룹 순위 상승...코로나19로 재계판도 변동
2021-02-10 박인철 기자
10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64개 대기업집단의 지난해 9월 말 공시를 기준으로 예상한 지난해 공정자산은 2261조896억 원으로 전년보다 84조9889억 원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가 국내 대기업집단의 지형도도 바꾼 것으로 분석된다. 한진은 코로나19 직격타를 입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재계 10위권 재진입을 예고했고, 금호아시아나는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될 예정이다.
언택트(비대면)·제약 사업이 코로나19 수혜를 입으면서 카카오·네이버·넷마블·셀트리온을 포함한 20개 그룹의 재계 순위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GS·신세계·CJ·이랜드 등 유통공룡과 두산·대우조선해양·세아 등 중후장대를 포함한 26개 그룹의 재계 순위가 하락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올해 자산규모 5조원 이상의 대기업집단 64곳 가운데 18개 그룹(28.1%) 순위는 유지되고, 46개 그룹(71.9%)의 순위가 바뀔 전망이다. 대기업들의 인수합병(M&A)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산업별 희비가 갈리면서 재계 순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삼성의 공정자산은 1년 새 15조5690억 원 늘어난 440조4170억 원으로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현대차그룹(243조6848억 원)과 SK그룹(232조369억 원) 역시 2·3위 재계 순위를 지킨다. 최근 몇 년간 현대차는 SK와 순위 뒤바뀜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자산 격차가 작년 9조1798억 원에서 올해 11조6479억 원으로 확대되며 2위 자리를 굳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LG(137조1981억 원) △롯데(120조8702억 원) △포스코(84조893억 원) △한화(74조4049억 원)가 자산규모로 4~7위를 유지한다. LG그룹의 경우 LG상사·LG하우시스·실리콘웍스·LG MMA 등의 계열 분리에도 공정자산이 작년보다 2315억 원 늘며 4위를 지킬 것이 확실하다. LG에서 독립할 LG신설지주는 7조6286억원의 자산규모로 52위에 신규진입할 예정이다.
8위는 지난해 GS에서 올해 현대중공업으로 바뀔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로 공정자산이 1년 새 6조8109억 원 늘어 69조6735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GS 역시 1조23억 원 자산이 확대되지만 67조7550억 원의 자산규모로 현대중공업에 이은 9위로 한 계단 내려온다.
농협은 자산규모 63조4791억 원으로 10위를 유지할 전망이다. 작년 11~13위를 차지한 신세계·KT·CJ 순위는 올해 한 계단씩 내려올 것으로 보인다. 한진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자산규모가 24조364억 원 증가한 57조5853억 원을 기록, 세 계단 뛰어올라 11위에 자리하기 때문이다. 한진은 오너가 있는 기업집단 기준으로는 9위로, 사실상 재계 10위권을 탈환한다.
10위권 밖 하위 그룹에선 코로나19 영향으로 언택트 문화가 확산되면서 카카오의 재계 순위가 지난해 23위에서 올해 22위로 한 계단 상승한다. 또 언택트 수혜주로 분류되는 △네이버(41위→34위) △넷마블(47위→38위)의 재계 순위가 큰 폭으로 오른다.
최근 1년 재계 순위가 두 자릿수 상승한 곳은 셀트리온이 유일하다.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를 설립하면서 서정진 회장이 보유한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을 현물출자한 영향으로 자산규모가 작년 8조8377억 원에서 올해 13조8642억 원으로 5조 원 이상 확대됐다. 이에 기업집단 순위도 45위에서 25위로 급등한다.
한편 2011년과 비교해 현재 대기업집단에 신규진입한 그룹은 농협(10위)을 비롯해 △카카오(22위) △교보생명보험(23위) △셀트리온(25위) △하림(27위) △네이버(34위) △SM(37위) △넷마블(38위) △이랜드(39위) △한국앤컴퍼니(40위) △태영(42위) △넥슨(44위) △호반건설(45위) 등 26곳이다. 삼성‧현대차‧SK‧LG‧롯데‧포스코는 10년 전부터 현재까지 1~6위 순위를 변동 없이 유지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