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안고 16시간 추위 견딘 초등학생

2007-12-06     뉴스관리자
전북 익산의 초등학교 1년생이 밤 늦도록 놀다 부모한테 혼날 것을 두려워 해 귀가하지 않은 채 인근 아파트 현관에서 추위에 떨며 자다가 16시간 만에 강아지와 함께 발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6일 익산경찰서에 따르면 A(8.익산시 어양동)군은 지난 3일 오후 6시께 평소 친구처럼 지내던 애완용 강아지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놀겠다"고 말한 뒤 집을 나섰으나 밤이 깊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밤 9시가 넘어도 A군이 귀가하지 않자 어머니 B(30)씨는 가족과 함께 놀이터를 중심으로 아이가 갈만한 이곳저곳을 찾아다녔으나 끝내 발견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아이가혼자 나간데다 기온마저 영하로 뚝 떨어지자 B씨는 마음이 다급해졌다.

   '추위에 떨지 않을까', '혹시 납치라도 당한 것은 아닐까' 등의 온갖 불안이 더해지자 B씨는 다음날(4일) 오전 1시까지 주변을 샅샅이 뒤졌으나 끝내 아들을 찾지 못했다.

   그러자 집으로 되돌아와 "놀러 나간 아이가 아직까지 집에 돌아오지 않고 있다. 찾아달라"며 경찰에 아들의 인상착의 등을 전하며 신고한 뒤 뜬눈으로 밤을 지샜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즉각 A군이 사는 아파트 반경 3㎞ 안에 있는 학교와 아파트, 관공서 등의 주변을 수색했으나 역시 별 성과를 얻지 못했다.

   오전 7시께 다시 아이 찾기에 나선 경찰은 3시간 만에 A군의 집으로부터 1㎞가량 떨어진 한 아파트 현관 앞에서 웅크린 채 데리고 나간 강아지를 끌어안고 추위에 떨고 있는 A군을 발견했다.

   경찰은 A군을 곧바로 따뜻한 순찰차로 옮겨 추위를 녹인 뒤 어머니 B씨에게 인계했다.

   A군은 "놀다보니 금방 밤이 됐다. 집에 늦게 돌아가면 꾸지람을 들을 것 같아 들어가지 못했다"면서 "새벽이 되니 몹시 춥고 무서워서 강아지를 꼭 껴안은 채 졸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발견 당시 아이는 추위에 떠는 등 상당히 지쳐 있었으나 별 다른 이상 증세는 없었다"면서 "놀라고 지친 아이를 인계하면서 어머니에게 혼내지 말 것을 귀띔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