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효과 시작됐나...강남 재건축 매물 회수

2007-12-09     뉴스관리자
대선을 열흘 앞두고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가 특정 대선 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따라 출렁이는 모습이다.

   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검찰의 BBK 사건 중간 수사 결과 발표를 전후해 강남권 일부 재건축 아파트의 급매물이 팔리고 매물이 회수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도심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하겠다고 공언해온 이명박 후보가 검찰 수사에서 BBK 관련 의혹과 무관한 것으로 밝혀지자 이 후보의 당선 가능성과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이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아파트는 이달 들어 매매 거래량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이 아파트(3천930가구)는 11월 한달간 거래된 가구수가 3-4가구에 불과했으나 이달 4일 1가구가 거래된 후 BBK 수사 결과가 발표된 5일에 2가구, 6일에 3가구가 급매물 위주로 팔려나갔다. 일반 아파트는 거래가 끊기고 약보합세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송파공인 최명섭 사장은 "지난 달에는 급매물도 거의 안팔렸는데 이명박 후보와 관련한 BBK 의혹이 해소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며 "이 후보가 당선되면 재건축 규제 완화 등의 조치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평균 15개 안팎이던 매물 가운데 일부는 팔리고, 일부는 매물을 거둬들여 현재 시세 수준의 매물 5개만 남아 있다.

   강남구 개포 주공단지도 이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매도자들이 급매물을 회수하고 있다.

   주공 1단지 13평형의 경우 지난 주 시세보다 2천만원 싼 7억6천만원짜리 급매물이 있었으나 매수자가 나서자 대선 이후에 팔겠다며 집주인이 매물을 거둬들였다.

   역시 1단지 15평형도 지난 주까지 9억6천만원에 급매물이 나왔으나 BBK 수사결과 발표 후에는 9억8천만원짜리 매물도 잡기가 힘들다.

   남도공인 이창훈 사장은 "대출 금리가 오르고 있지만 양도세 부담 때문에 집을 팔지 못한 집주인들이 대선까지 판도를 지켜보자는 분위기"라며 "급매물이 사라지니 관심을 보이던 매수자들도 관망세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일대 주민들도 BBK 수사결과 발표 후 재건축 가능성이 커졌다며 반기고 있다.

   인근 S공인 관계자는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높기 때문에 당선이 된다면 주민들의 염원인 초고층 재건축을 허용해 줄 것으로 기대하는 것 같다"며 "사업상 급전이 필요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고, 급매물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덕 주공 등 강동구 일대 재건축 단지는 별다른 요동이 없는 상태다.

   강남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투자 수요가 많은 강남권의 고가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특히 대선에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열흘 뒤 대선 결과에 따라 또한 번 출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