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해외매출, IT전자·식품·제약 늘고 자동차‧석유화학 감소...SK하이닉스 증가액 '톱'

2021-04-28     박인철 기자
국내 500대 기업의 지난해 해외매출이 전년보다 33조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업종별로는 자동차·부품, 석유화학 등 ‘중후장대’ 업종을 중심으로 해외매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IT전기전자, 식음료, 제약 등 6개 업종은 해외 매출이 증가하며 오히려 코로나19 수혜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매출이 가장 많이 증가한 기업은 SK하이닉스였다.

28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재권)가 국내 500대 기업 중 지역별 매출을 공시한 230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지난해 해외 매출은 804조883억원으로 전년 대비 33조3709억원(-4%) 감소했다. 
국내 매출을 포함한 230개 기업 전체 매출(1762조9315억원)이 전년에 비해 83조5581억원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매출 감소분의 45.6%가 해외매출 감소에서 영향을 받았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5.6%로 0.2%포인트 떨어졌다.

업종별로는 상사, 자동차‧부품, 석유화학 등의 매출 감소 폭이 컸다. 상사 업종의 해외매출이 전년 대비 16조5235억원 감소해 가장 많이 줄었고, 자동차·부품(-10조3507억원), 석유화학(-6조3526억원), 건설·건자재(-4조5005억원), 철강(-3조5578억원), 조선‧기계‧설비(-3조921억원), 증권(-1조435억원) 업종 등이 1조원 이상 해외매출이 감소했다.

상사와 자동차부품, 건설·건자재 업종의 경우 미주, 유럽, 아시아 등 모든 해외 진출 지역에서 매출이 감소했다. 석유화학은 미주와 유럽, 중동·아프리카에서, 철강은 중동·아프리카에서 각각 매출이 늘었지만 나머지 지역에서 부진하며 전체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반면 IT전기전자 등 6개 업종은 해외매출이 전년 대비 증가하며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IT전기전자의 해외 매출이 전년 대비 11조6606억원 증가해 가장 많이 늘었다. 이어 식음료(2조2769억원↑), 제약(7058억원↑), 서비스(437억원↑), 보험(250억원↑), 통신(48억원↑)도 해외매출이 증가했다.

IT전기전자는 아시아와 중동·아프리카 지역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4.4%, 3.1% 감소했지만 미주에서 11.8%, 유럽에서 8.3% 매출을 끌어올리며 전체 해외매출이 증가했다.

식음료는 미주와 유럽 지역에서 각각 16.4%, 18.6% 성장하는 등 해외 전 지역에서 매출이 상승했다. 제약은 유럽 매출이 감소(-17.5%)했지만 미주(167.6%↑)와 아시아(9.8%↑) 매출이 크게 늘어나며 해외매출이 크게 늘었다. 서비스는 아시아(-6.3%)와 중동·아프리카(-75.7%)에서의 부진을 미주(7.8%↑)와 유럽(4.7%↑)에서 만회했다.
대륙별 해외매출을 보면 미주를 제외한 모든 지역의 매출이 감소했다. 중동·아프리카가 32.8%(-4조1560억 원), 아시아가 8.8%(-31조9960억 원), 유럽은 2.3%(-3조4063억 원) 각각 줄었다. 감소율이 가장 큰 중동·아프리카의 경우 지난해 유가하락, 코로나19 등으로 현지에 진출한 건설사들의 수주 물량이 감소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대륙별 해외매출 비중은 아시아가 21.9%로 전년에 이어 1위를 기록했지만 비중은 0.8%포인트 축소됐다. 미주와 유럽 비중은 각각 16.7%, 9.4%로 전년 대비 1.5%포인트, 0.3%포인트씩 증가하며 아시아와의 격차를 좁혔다. 중동·아프리카 비중은 0.6%로 전년 대비 0.2%포인트 감소했다. 

기업별로 보면 해외매출이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이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2019년 해외에서 32조625억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정유화학 수출의 부진으로 지난해에는 19조2340억 원에 그쳐 전년 대비 매출이 12조8285억 원(-40%) 줄었다. 

해외매출 감소액 상위 2위부터 5위에는 에쓰오일(-4조4275억 원)과 현대자동차(-4조1653억 원), 현대모비스(-2조7319억 원), 포스코(-2조4897억 원) 등 중후장대 업종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현대자동차가 미주에서 매출이 1.8% 늘어난 것을 제외하면 이들 5개 기업 모두 미주와 유럽, 아시아 매출이 전부 감소했다.

반면 해외매출이 가장 많이 증가한 기업은 SK하이닉스였다. 2019년 25조5437억 원에서 지난해 30조4484억 원으로 4조9047억 원 늘었다. 삼성전자(3조5511억 원↑)와 LG상사(1조7023억원↑), LG화학(1조4154억 원↑), 삼성SDI(1조4064억 원↑)도 해외매출 증가액 톱5에 포함됐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아시아 매출액은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미주와 유럽 매출이 각각 55.8%, 12.5% 늘어나며 전체 해외매출이 증가했다. 삼성전자도 아시아 매출이 5.2% 감소했지만 미주와 유럽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6%, 7.6% 증가하며 해외 전체 매출을 이끌었다.

지난해 국내 매출을 포함한 전체 매출에서 해외매출 비중이 90% 이상인 곳은 11곳으로 집계됐다. 해외매출 비중이 가장 큰 곳은 셀트리온헬스케어로 지난해 전체 매출 1조6276억 원 중 99.8%인 1조6248억 원을 해외에서 올렸다. LS아이앤디가 99.3%로 뒤를 이었고, 한세실업(98.4%), 화승인더스트리(97.9%), 삼성디스플레이(96.7%), LG디스플레이(96.3%) 등도 지난해 매출 대부분을 해외에서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