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총수없는 기업집단'으로...현대차는 정의선 회장으로 변경

2021-04-30     박인철 기자
쿠팡 동일인(총수)에 법인 쿠팡이 지정됐다. 김범석 이사회 의장이 아니라 법인 자체가 지정된 것인데 외국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한 전례가 없고 외국인을 총수로 지정할 시 형사제재를 가하기 어렵다는 점이 배경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9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자산총액 5조 원 이상의 71개 기업집단(소속회사 2612개)을 다음 달 1일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공정위는 쿠팡을 비롯한 신규 집단 8개의 동일인을 확인·지정했고 현대자동차와 효성 2곳의 동일인이 변경됐다. 또 대기업집단 1곳이 추가로 동일인을 변경하겠다고 신청했으나 기각됐다.

쿠팡은 자산총액이 5조8000억 원을 넘으면서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새로 지정됐다. 김범석 의장이 미국 회사 '쿠팡 Inc'를 통해 한국 법인 쿠팡㈜를 지배하고 있지만 그간 외국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된 사례가 없었다. 김범석 의장은 미국 국적이다.
▲김범석 의장
기업집단 지정자료에 허위·누락이 있으면 동일인이 형사처벌을 받지만 외국인의 경우 형사제재를 내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누가 동일인으로 지정되든 계열사 범위는 동일하다는 점도 고려됐다.

그러나 쿠팡이 국내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김범석 의장이 규제망을 벗어나게 된다면 형평성 논란도 추후 불거질 수 있다. 동일인이 되면 배우자, 6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 등 특수관계인과의 거래에 대한 공시 의무가 생기고 지정자료와 관련해 책임을 져야 하지만 김범석 의장이 친인척과 거래해도 그 내용도 알 수 없을뿐더러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한편 현대자동차그룹은 총수가 정몽구 명예회장에서 정의선 회장으로 바뀌었다. 효성도 조석래 명예회장에서 조현준 회장으로 바뀌었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10월 현대차 회장으로 취임했다. 정몽구 명예회장의 의결권 행사를 정 의선 회장에 포괄 위임한 만큼 사실상 최다출자자로서의 역할도 다할 수 있다. 이미 정의선 회장 취임 이후 보스턴다이나믹스 인수 등 거대한 투자 결정도 진행된 바 있다.

효성은 조현준 회장이 지주사 ㈜효성의 최다출자자다. 조석래 명예회장이 의결권 행사를 조현준 회장에게 포괄 위임한 점도 고려됐다. 정몽구 명예회장과 조석래 명예회장 모두 고령의 임원인 만큼 향후 경영복귀 가능성이 작다는 점도 이유로 들 수 있다.

한편 쿠팡과 함께 현대해상화재보험, 한국항공우주산업, 중앙, 반도홀딩스, 대방건설, 엠디엠, 아이에스지주가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새로 지정됐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