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한앤컴퍼니, 남양유업 인수...오너일가 지분 52.63% 매입

2021-05-27     김경애 기자
남양유업은 국내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한앤코 19호 유한회사)가 남양유업 오너일가 3명의 지분(52.63%)을 인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SPA)을 체결했다고 27일 공시했다.

인수 지분은 홍원식 전(前) 남양유업 회장 지분 51.68%를 포함한 오너일가 3명의 지분 52.63%로 동생 홍명식 씨 지분 0.45%는 제외됐다. 총 37만8938주 양도에 대한 계약금은 3107억2916만 원이다.

대금 지급시점에 따라 최대주주가 홍원식 전 회장에서 한앤코로 변경될 예정이다. 대금 지급시기는 선행 조건이 완료된 후 13영업일이 되는 날 또는 당사자들이 합의하는 날이다. 다만 당사자들의 합의가 없는 경우 오는 8월 31일을 넘기지는 못한다.
 
남양유업 오너일가의 이번 지분 매각은 최근 불거진 불가리스의 코로나19 억제 효과 논란과 외조카 황하나 사건, 경쟁사 비방 댓글 등 남양유업과 관련한 잇따른 논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홍원식 전 회장은 지난 4일 불가리스 코로나19 효과 논란에 책임을 지고 퇴임을 선언하며 자녀에게는 경영권 승계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회장 일가 2명(지송죽·홍진석 이사)도 등기이사에서 사임했다. 남양유업은 또 지난 10일 경영 쇄신을 위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했다. 비상대책위원장은 정재연 남양유업 세종공장장이 맡았다. 

이후 17일 정재연 비대위원장은 남양유업 보도자료를 통해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 확대를 이사회에 요청하겠다"면서 "대주주 지분구조까지 새로운 남양으로 출범하기 위한 모든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 중"이라고 알려왔다.

한앤컴퍼니 관계자는 "한앤컴퍼니는 기업 인수 후 기업의 체질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로 기업 가치를 제고해왔다"면서 "적극적인 투자와 경영 투명성 강화를 통해 소비자와 딜러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사랑받는 새로운 남양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전했다.

한앤컴퍼니는 국내 최초로 투자회사에 도입한 집행임원제도를 남양유업에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효율화를 통한 기업 가치 제고를 추진한다. 집행임원제도는 의사결정과 감독기능을 하는 이사회와 별도로 전문 업무 집행임원을 독립적으로 구성하는 제도이다. 이사회의 감독기능을 강화하고 집행부의 책임경영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

한앤컴퍼니는 투자회사의 기업체질과 실적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강화해 국내외 대표기업으로 도약시킨 경험을 기반으로 남양유업의 경영쇄신을 이룰 계획이다. 2013년 적자였던 웅진식품을 인수해 볼트온 전략으로 내실과 경쟁력을 강화한 후 성공적으로 매각했으며 지난해에는 대한항공 기내식기판사업을 인수하기도 했다.

2014년에는 한라비스테온공조를 인수하며 재출발한 한온시스템을 글로벌 친환경차 열관리 선도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2018년에 인수한 SK해운은 신규 장기계약 위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기울인 효과가 가시화되며 위기의 해운사를 새로운 회사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외 신뢰도가 낮았던 중고차 시장에서 케이카는 직영 인증 중고차 판매를 강화하고 구매 트렌드에 맞게 온라인 구매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소비자 편의와 신뢰를 높이며 국내 대표 중고차회사로 성장했다.

한앤컴퍼니 측은 "기업 인수 후 적극적인 투자로 체질과 경쟁력을 강화시켜 기업 가치를 높이고 있다. 국내 기반 매물에만 투자하는 대표 사모펀드로 제조·해운·유통·호텔 분야에서 25건의 기업경영권을 인수 투자했는데도 단 한 건의 손실도 기록하지 않았다"고 자신했다.

2019년에는 한국투자전용 최대 규모 펀드(3조8000억 원)를 조성하면서 운용 자산이 올해 3월 기준 9조4000억 원을 넘어섰다. 현재 한앤컴퍼니 계열사의 총 매출은 13조3000억 원이며 총 자산 24조2000억 원에 고용 인력은 약 3만 명에 달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