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머니는 현금?...휴대폰 분실하면 잔액 환불 불가능

2021-06-30     이예린 기자
모바일 충전식 교통카드 '티머니'가 휴대전화 분실시 환불이 어려워 이용 시 주의가 요구된다. 

도난이나 분실시 환불받을 수 있는 조건이 '단말기의 네트워크가 연결된 상태'로 제한돼 환불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체측은 티머니는 유심칩에 저장된 것으로 사실상 현금과 같다는 입장이다. 지갑을 잃어버리면 그 안에 담긴 현금을 잃는 것과 같다는 논리인 셈이다.  

대전 유성구에 사는 정 모(남)씨는 지난 5월 휴대전화를 분실해 새로운 단말기를 개통한 후 모바일 티머니 잔액이 '0원'으로 돼 있었다며 황당해했다.

충전식 티머니에 10만 원 가량 잔액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휴대전화를 변경하면서 잔액이 모두 소멸됐던 것.

티머니에 문의했지만 "유심(USIM)칩이 변경돼 잔액이 0원으로 나오는거다. 이전 휴대전화기로 인터넷을 연결해 환불 요청하면 된다"고 답했다.

정 씨는 휴대전화를 분실해 찾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사정을 말했지만 소용 없었다.

정 씨는 "이전에 사용하던 단말기 네트워크로 연결되지 않으면 잔액이 모두 소멸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현실적으로 분실된 휴대전화의 전원은 꺼지기 마련인데 이용자들이 손해보지 않도록 시스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토로했다.

모바일 티머니의 경우 핸드폰 분실·도난시 잔액 회수와 환불을 처리하는 ‘안심서비스’를 운영중이다. 사전 신청 후 티머니 홈페이지나 앱을 통해 신고하면 잔액을 환불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분실된 단말기의 인터넷이 연결돼 있어야만 잔액회수 처리가 가능한 구조다. 일반적으로 휴대전화 분실·도난 시 대부분 전화기가 꺼져 있다 보니 현실과 괴리가 있는 셈이다. 

한국스마트카드 측은 '무기명'인 교통카드 특성상 이용자가 분실하더라도 환불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티머니 카드가 무기명 선불식 충전 카드인만큼 현금과 똑같다는 이야기다.

한국스마트카드 측은 "모바일티머니 잔액은 휴대폰에 삽입된 유심(USIM)에 저장되는 것이며 시스템 구조상 유심을 분실 또는 폐기한 경우에는 잔액을 환불 받을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모바일티머니카드는 현금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전자화폐(전자지갑)의 기능을 지닌 선불카드"라며 "휴대폰 분실로 통신이 정지되더라도 USIM내 교통기능 이용이 가능하므로 별도의 분실정지 및 잔액 환불(이체)는 어렵다"고 답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예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