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상승·배당기대감에...KB금융·하나금융 외국인 지분율 70% 육박

2021-06-29     김건우 기자
올 들어 주요 금융지주사와 은행의 외국인 지분율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어려웠던 작년에 비해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특히 최근 금융당국의 배당제한 권고 해제가 결정되면서 중간·분기배당 가능성이 커진 게 외국인 투자를 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요 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은 절반 이상으로 이들의 투심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다른 금융·증권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KB금융·신한지주·하나금융 올 들어 외국인 지분율 3%포인트 이상 상승

지난 25일 종가 기준 국내 금융지주 및 은행의 외국인 지분율은 연초 대비 2~3%포인트 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단기간 지분율 증가폭으로는 이례적인 수치다. 

신한금융지주(회장 조용병)가 연초 대비 3.66%포인트 상승하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KB금융지주(3.59%p), 하나금융지주(3.39%p)도 3%포인트 이상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정부 지분이 있고 상대적으로 외국인 지분이 적은 우리금융지주(회장 손태승)와 기업은행(행장 윤종원)은 같은 기간 1~2%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쳤다.
 
▲ 올 들어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의 외국인 지분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은 외국인 지분율이 모두 60% 이상을 상회하고 있다.

외국인 지분율이 가장 높은 곳은 금융 대장주인 KB금융지주(68.95%)였고 하나금융지주(68.42%), 신한금융지주(60.72%) 모두 외국인 지분율이 60% 이상이었다. 

증권가에서는 올 들어 금융주에 외국인 지분율이 눈에 띄게 상승한 원인으로 ▲실적 회복세 ▲배당 기대감을 꼽고 있다. 

지난해 3월 코로나 팬데믹으로 금융권도 충당금 적립과 정치금융 논란 등으로 주춤했지만 올 들어 은행과 증권업을 중심으로 금융권의 실적 회복세가 나타나면서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 올해 1분기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코로나 팬데믹 영향을 뚫고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하며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특히 외국인 지분율의 상승은 올해 1분기에 두드러졌다. KB금융은 작년 말 기준 외국인 지분율이 65.36%였지만 1분기 말 기준 69.10%를 기록하며 3개월 만에 3.74%포인트 상승했고 하나금융지주도 같은 기간 3.69%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1분기 각 금융지주와 은행들이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한 결과가 주가에 선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주가 상승의 주 재료였던 중간배당 여부에 대해 각 회사들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 외국인 지분율 상승폭도 크게 둔화된 모습이다. 

지난 25일 기준 전 분기 대비 외국인 지분율 증가폭을 살펴보면 KB금융지주(-0.85%p)와 하나금융지주(-0.40%p)는 소폭 하락했고 신한금융지주(0.59%p), 우리금융지주(0.42%p), 기업은행(0.91%p) 등은 소폭 상승한 추세다. 
 
▲ 올해 1분기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의 외국인지분율은 실적상승과 배당 기대감으로 급상승했지만 최근 들어 소강 상태로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1일 은행지주회사 및 시중은행들에 한시적으로 행정지도 형태로 내린 배당제한 권고안을 6월 말 종료한다고 밝혔다. 평년 수준의 배당성향을 유지해줄 것을 권고했지만 '배당성향 20% 제한'이 풀리면서 지난 1분기 평년 대비 배당성향을 줄여야했던 금융지주사들의 배당 확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그러나 현재까지 중간배당을 포함해 배당 확대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곳은 없다. 하나금융지주가 중간배당의 사전 정지작업으로 해석되는 주주명부폐쇄를 진행했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중간 배당을 발표하지는 않았다.

다만 2020 회계연도 배당 이후 주요 금융그룹이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배당제한 권고안 해제를 조건으로 중간배당을 수 차례 공언했다는 점에서 내달 중으로 중간배당 여부를 밝힐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존에 중간배당을 꾸준히 시행하던 하나금융의 중간배당 가능성이 높으며 우리금융도 중간배당이 가능하며 또한 분기배당이 가능하도록 정관에 명시한 신한지주, KB금융도 중간배당 기대가 가능하다"면서 "배당규모도 중요하겠지만 다수의 은행주의 배당여부가 향후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주주친화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도 "코로나 금융지원이 아직 시행중이기 때문에 하나금융을 제외한 은행들의 중간배당 실시는 쉽지 않을 것으로 가정해왔지만 감독당국이 중간배당(분기배당) 실시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고 명시한 만큼 시중은행들이 중간배당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