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던킨 "위생이슈로 심려·걱정 끼쳐 죄송…제보조작 의혹은 경찰수사 예정"

2021-10-01     김경애 기자
SPC그룹 계열사 비알코리아는 1일 던킨도너츠 안양공장 위생 이슈로 소비자와 가맹점주를 비롯한 모든 이에게 심려와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비알코리아 측은 "생산 설비를 미흡하게 관리한 점에 대해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린다.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개선을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조작 여부와 별개로 전 국민에게 사과하고 위생관리 강화를 약속했다.

KBS 보도에 사용된 제보 영상에서 확인된 조작 의심 및 식품 테러 정황에 대해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비알코리아가 공장 CCTV를 확인한 결과 올해 7월 28일 아무도 없는 라인에서 현장 직원 한 명이 몰래 반입한 펜(pen)형 소형 카메라를 사용해 공장 내부를 촬영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CCTV 영상에 등장하는 직원은 촬영 시간대에 해당 라인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아니었다. 영상에서 직원은 오른손 장갑을 벗고 소형 카메라를 주머니에서 꺼냈다. 이후 주걱으로 후드 유증기(기름때)를 털고 긁어 반죽으로 떨어뜨렸고, 주걱으로 반죽에 떨어트린 유증기가 잘 보여지도록 정리했다. 이 장면은 KBS 보도에서 사용된 영상 모습과 동일한 것으로 추정된다.

설비 위에 묻어있는 기름을 고의로 반죽 위에 떨어뜨리려 시도하고, 반죽에 잘 떨어지도록 고무 주걱으로 긁어내는 듯한 행동을 보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직원이 주걱으로 장비를 쳐 유증기 낙하를 유도하는 모습(자료: 비알코리아)
비알코리아는 "후드에서 유증기가 떨어진다고 가정해도 가로선으로 떨어져야 한다. 제보된 영상은 설비 위치와 다르게 세로 형태로 산발적으로 분포돼 있다"며 유증기 낙하 관련 조작 의심 정황을 설명했다.
 
▲유증기 낙하 관련 조작 의심 정황 사진(자료: 비알코리아)
비알코리아는 이어 "제보자로 추정되는 직원이 고의성을 가지고 이물질을 제품 반죽에 투입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이는 식품 테러에 해당하는 행위로, 계획적인 소행으로 추정된다. 이에 어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영상에 등장하는 직원은 민주노총 소속 던킨도너츠 비알코리아 지회 고위급 간부로 알려졌다. 현재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는 16일째 전국 SPC 사업장에서 전면 파업하고 있다. 물량 증가로 증차를 요구했으나 사측이 제대로 된 협상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비알코리아는 현재 던킨 전 생산센터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 점검이 진행 중이며 결과에 따라 신속히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와 별도로 △즉시 전 생산설비에 대한 세척주기를 HACCP 기준보다 엄격하게 적용해 관리를 강화하고 △이번 주까지 전 사업장과 생산 시설에 대한 철저한 위생 점검 실시·보완 완료 △오는 4일부터 전 생산시설에 대해 글로벌 제3자 품질 검사 기관을 통한 위생 점검을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노후설비 교체와 신규 설비 추가도 11월 초까지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비알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피해를 입는 가맹점주들의 고통에 책임을 통감한다. 향후 가맹점주와 협의를 통해 상생 지원책을 강구할 예정이다. 앞으로 더욱 철저한 위생관리로 안전한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다시 한 번 불편을 끼쳐드린 점에 사과 드린다"고 전했다.

이틀 전 KBS는 던킨이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도넛을 만들어 왔다는 내부 직원의 주장과 함께 고발 영상을 공개했다. 제보 영상에서는 던킨도너츠 안양공장 제조시설에서 기름 때로 추정되는 물질들이 발견됐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