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내부등급법 승인되면 중형 증권사 인수 본격 나설 것"
2021-10-25 김건우 기자
25일 오후 열린 우리금융그룹 IR에서 이성욱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종합금융그룹으로서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미완성 상태로 증권사 인수와 벤처캐피탈, NPL 설립을 검토중"이라며 "가장 시너지가 나는 부분이 증권사이지만 현재 매물 품귀현상이라 시장에 매물이 크게 없다"고 밝혔다.
이 CFO는 "내부등급법 승인을 받으면 보통주 비율이 상승해 중형 증권사 정도는 무리없이 가능하다"면서 "대형 증권사는 증자 등 추가 자본 확충과 연계해야한다"고 설명했다.
내부등급법은 은행 계열사를 보유한 금융지주회사가 자체적으로 평가한 신용등급을 기준으로 추정한 리스크 요소를 적용할 수 있어 기존 방식에 비해 위험가중자산이 줄어 BIS비율이 상승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우리금융은 빠르면 다음 달 중으로 내부등급법 승인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우리금융은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이 2조 원을 돌파하며 지주사 전환 이후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특히 핵심 비은행 계열사인 증권사와 보험사 없이 이룬 실적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거꾸로 이야기하면 은행 중심의 수익 포트폴리오가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다만 우리금융은 자본 건전성을 지키면서 인수 후보를 물색하겠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핵심자기자본비율(CT1) 10.5%를 마지노선으로 M&A 여부를 판단해 무리한 인수는 하지 않겠다는 계획을 동시에 밝혔다.
비용 효율화 측면에서 우리금융은 내년에도 은행 점포 및 인력 효율화를 중심으로 진행하되 디지털 금융 등 특정 영역에서는 비용을 적극적으로 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CFO는 "내년 은행 점포 및 인력 효율화는 지속 추진하고 디지털 분야는 적극적으로 비용을 집행할 예정"이라며 "비은행 부문은 M&A가 필요한 영역이라 당분간 투자가 필요하지만 규모는 영업이익 증가 수준으로 비용을 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부터 시작한 우리은행과 네이버파이낸셜 사업자용 대출상품에 대해서도 대출실행액이 1000억 원 이상 달성했고 은행에서 쉽게 얻기 힘든 데이터를 확보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황원철 우리금융 전무는 "해당 사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데이터는 기존 은행에서 얻을 수 없는 것으로 해당 데이터로 신용도를 점검하니 질적으로 차이가 있다"면서 "네이버 측에서 특정 은행이 아닌 다양한 은행과의 제휴 논의가 있었고 그 연장선상에서 제휴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배경을 밝혔다.
한편 현재 진행 중인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금융 지분 매각과 관련해서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매각 이후 주주 다양성 등 지배구조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CFO는 "이번 지분 매각으로 4% 이상 지분을 취득한 주주에게는 사외이사 후보 추천권이 부여돼 기존보다 사외이사 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사회 구성 및 다양성이 강화돼 지배구조가 한층 안정적이게 되고 (예보 보유 지분 매각으로) 우리금융 주가의 디스카운트 요인이었던 오버행 리스크도 상당부분 완화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