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네덜란드 바이오 CDMO 기업 인수…제약바이오로 사업 보폭 넓혀
2021-11-08 김경애 기자
8일 오후 CJ제일제당은 이사회를 열어 바타비아 지분 약 76%를 2677억 원에 인수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기존 바타비아 대주주는 2대 주주이자 회사 경영진으로 남아 사업운영을 계속한다. CJ그룹의 일원으로 새로운 성장 전략 실행에 매진한다는 방침이다. 양사는 인수 절차를 연내 마무리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이번 바타비아 인수로 글로벌 세포·유전자 치료제 위탁개발생산(CGT CDMO) 시장에 진입하면서 기존 레드바이오 사업 포트폴리오도 확장하게 됐다. 앞서 지난 7월 제일제당은 생명과학정보기업 천랩을 인수하며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차세대 신약 개발 역량을 확보한 바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앞으로 신속한 설비 확장 등 투자를 통해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생산기지로 도약을 준비할 것"이라면서 "이 사업이 그룹 4대 성장 엔진(Culture, Platform, Wellness, Sustainability) 가운데 Wellness의 구심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차세대 바이오 CDMO는 세포·유전자 치료제, 항암바이러스 치료제 등 차세대 바이오 의약품 개발 회사에서 일감을 받아 원료의약품과 임상시험용 시료, 상업용 의약품을 생산하는 사업이다.
유전자 치료제 CDMO 시장은 단순 화합물을 다루는 합성 의약품이나 이미 제조법이 확립된 항체 치료제 중심의 바이오 의약품 CDMO에 비해 고도의 기술력과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로 알려져 있다.
유전자 치료제 시장 자체가 초기 단계다 보니 표준은 확립되는 중이다. 기존 대형 CDMO업체는 물론 기술력을 가진 강소 기업에도 기회는 충분하다.
바타비아는 글로벌 제약사인 얀센의 백신 연구개발과 생산을 맡은 경영진이 2010년 설립했다. 바이러스 백신과 벡터(유전자 등을 체내 또는 세포 내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물질)의 효율적인 제조 공정을 개발하는 독자 역량을 보유 중이며 코로나19 이후 특히 주목받고 있다는 게 CJ제일제당 측 설명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바타비아 기술과 공정 개발 최적화 플랫폼을 활용하면 상업화 단계에서 기존 기술 대비 생산 비용이 50% 이상 절감되는 것은 물론 개발 기간도 6개월 이상 단축될 수 있다. 제품 안정성 향상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바타비아는 연구개발과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유럽 과학단지인 네덜란드 레이던(Leiden)에 본사와 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시설이 있다. 미국 보스톤과 중국 홍콩에도 각각 R&D센터와 아시아 영업사무소를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와 글로벌 의료 공익재단, 대학 부설 연구기관들과의 협업을 통해 바이러스 백신·유전자 치료제 제조 역량을 구축 중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세포·유전자 신약 개발에 활발히 나서고 있으나 이를 위한 제형·제조 공정 기술 및 생산 인프라까지 갖춘 곳은 드물다. 바타비아는 바이러스 백신·벡터 생산성 향상을 위한 핵심기술과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고객사들과 장기간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